
▲ 사진=데일리연합 AI생성.
데일리연합 (SNSJTV) 이기삼 기자 | (2025년 12월 27일 기준)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첨단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미국은 최근 특정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확대하며 기술 접근을 차단했고, 이에 중국은 핵심 기술 자립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한층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러한 대립은 전 세계 산업 지형과 공급망에 중대한 변화를 촉발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2025년 들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이다. 미국 상무부는 2025년 11월, 화웨이(Huawei) 등 특정 중국 기술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출 통제 품목을 확대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했다.
해당 규제안은 첨단 AI 칩,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부품, 그리고 특정 소프트웨어 기술을 포함하며, 이는 중국의 기술 발전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압박에 맞서 '신형 거국체제'를 통해 핵심 기술 자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양자 컴퓨팅, 차세대 통신 기술 등 전략적 중요성이 큰 분야에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2025년 12월 중국 산업정보화부 발표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육성 기금은 2024년 대비 30% 증가한 약 5000억 위안(약 95조 원) 규모로 확대 편성되었다. 이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주로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자국 기술의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25년 10월 발효된 '미국 안보 및 기술 보호법(US National Security and Technology Protection Act)'은 이러한 정책 기조를 법적으로 뒷받침한다. 이 법안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 기업과의 기술 거래를 제한하고, 첨단 기술에 대한 해외 투자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안보 및 기술 보호법 제3조)
또한, 미국은 동맹국들과의 기술 동맹을 강화하며 중국 견제 전선을 넓히고 있다. 2025년 12월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으로의 첨단 기술 유출 방지 협력을 강조했다.
이는 '칩4 동맹'을 넘어선 '기술 동맹'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EU 또한 2025년 9월 'EU 반도체법(EU Chips Act)'을 통해 역내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외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U 반도체법 제5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은 단기적인 사안이 아닌 장기적인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하여 공급망 다변화와 생산 기지 재편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핵심 기술 유출 방지와 동시에 양대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같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의 수출 통제 준수와 중국 시장 접근성 유지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관전 포인트는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의 실제 성공 여부와 미국의 추가 규제 강도이다.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기술 생태계는 완전히 분리되는 '디커플링'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혁신 저해와 글로벌 경제 성장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