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김민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이 최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원화 약세 현상에 대해 강력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을 위협하며 1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외환 당국이 단순한 모니터링을 넘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원은 최근 고공행진 중인 환율 상황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글로벌 강달러 현상에 연동된 원화 가치 하락 속도가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급락하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접근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며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외환 당국의 개입 없이는 쏠림 현상을 막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환율 상승)는 수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기업에 호재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과도한 환율 상승은 원자재 수입 단가를 높여 기업의 생산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결국 수출 업체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물가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 전반을 자극하게 된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고환율이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시키거나 통화 정책의 운신의 폭을 좁히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 안정과 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이번 금통위원의 발언을 사실상의 '구두 개입'으로 받아들이며, 향후 한국은행과 외환 당국이 고환율 방어를 위해 어떤 실질적인 카드를 꺼내 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