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박해리 기자 | 최근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투자 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으면서, 기후 리스크 관리가 미흡한 기업들은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과 기업 가치 보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 지침 강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 의무화 논의 등 전 세계적으로 규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업들은 더 이상 기후변화 이슈를 간과할 수 없게 되었다.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 기후 리스크 관리 시스템 구축 여부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글로벌 자본 시장의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ESG 경영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거나, 공시 수준이 국제 표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기업의 직접적인 탄소 배출량(Scope 1, 2)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배출량(Scope 3)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축 노력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블랙록(BlackRock),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 등 세계 유수의 투자사들은 이미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가 높은 산업군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해당 기업에 의결권 행사를 통해 기후 관련 정보 공개 및 감축 목표 설정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후 리스크가 곧 재무 리스크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은 단순히 ESG 보고서 발간을 넘어, 실질적인 탄소 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를 확대하며, 공급망 전반의 ESG 리스크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 공개를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필수 전략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