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박해리 기자 |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며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금 급등하는 양상을 보인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가 추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이는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생산 비용 상승이라는 비상등을 켜고 있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국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표한다.
에너지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주요 산유국의 생산 차질, 그리고 중국 및 인도 등 신흥국의 견고한 에너지 수요가 공급 부족 현상을 부추긴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시장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 또한 가격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은 국내 산업계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미친다. 철강, 석유화학, 운송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들은 원가 부담 증가로 인해 생산 단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최종 소비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에너지 비용 상승에 대한 대응력이 취약하여 도산 위험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중심의 국내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상승은 물류 비용 증가로 직결되어 수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정부와 기업들은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 확대, 재생에너지 투자 가속화, 그리고 해외 에너지원 다변화를 통한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한다.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 전개, 생산 공정 효율화, 그리고 대체 연료 도입을 검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한다. 그러나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에 대한 효과적인 헤지(hedge) 전략 부재와 더불어 구조적인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비용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에너지 가격의 장기적인 고공행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주요국들의 에너지 안보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중립 목표에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 개발, 그리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를 위한 국제 협력 강화가 국내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