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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M

자기주도학습의 재해석…학교 안에 답이 있다

우리가 ‘자기주도학습’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잘 생각해 보자. 자기주도학습이란 말이 왜 이토록 가슴에 와 닿을까? 그 이유는, 우리는 이미 ‘공부의 신이 되는 비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첫 날, 우리는 부모님으로부터 공부 잘 하는 비법에 대한 모든 것을 전수 받는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또 이런 말씀도 해 주셨을 것이다. “학교 갔다 와서는 숙제부터 하고 놀아야지.”

잘 생각해 보자. 아마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등교하는 아침에, “선생님 말씀 잘 들어야 한다.”라고 말해 왔을 것이고, 학교 갔다 온 아이에게 “숙제 하고 놀아야지.”라고 말해 왔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공부 잘 하는 비결임을 너무나 잘 안다. 이것이 우등생의 비밀임을 너무나 잘 안다.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학교 갔다 와서 숙제를 잘 하는 것.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집에 와서 복습을 하는 것.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그리고 고등학교로 진학함에 따라 이러한 공부의 대원칙을 잊어버리게 된다. 일단,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간다. 밤 늦게까지 학원 수업을 듣는다. 잠이 부족하다. 다음 날 학교에 간다. 책상에 엎드려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학교 마치고는 또 학원에 간다. 학원 수업을 듣는다. 밤 늦게까지.

가만, 뭔가 잘 못 된 것 같지 않은가? 아무리 봐도,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학교 갔다 와서는 숙제 하고 놀아라.’라는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좀 이상하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어디서부터 잘 못 되었을까? 우리의 아이를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의 조바심이 그 원인일 수도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수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학원의 마케팅 전략의 희생양이 되어 버렸을 수도 있다. 뭐, 원인이야 다음에 진단해 보기로 하고, 일단 오늘은 공부의 대원칙에 대해서만 따져 보자.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 들은 바로 그 말이 자기주도학습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즉, 자기주도학습은 바로 학교 수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수업 시간 50분 동안 끊임 없이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의 시작이다. 선생님의 말씀 속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가 담겨 있고,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강조하는 그 부분이 바로 중간고사에 나오고 기말고사에 나온다.

내신을 잘 받기 위해서 학원에 가야 할까? 아니면, 학교 수업을 잘 들어야 할까? 내신 시험 문제는 누가 내는가? 학원 원장님이 내는가? 학교 선생님이 내는가? 결국 학원 원장님도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혹은 지난 시험 족보로부터, 혹은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는 학원생들로부터, 혹은 학교 프린트물에서, 힌트를 얻어 내신 대비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업 시간에는 잠만 자다가 내신을 대비하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고? 이제 제발 뒷북 그만 치자.

제발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자. 고리타분하게 들리는가? 하기야 수 많은 공부법이나 입시설명회나 학원의 명강의를 들어 온 여러분의 귀에는 이 말이 참으로 고리타분하게 들릴 것이다. 뭔가 그럴 듯 해야만 귀를 기울이게끔 스스로 길들여진 여러분의 잠재의식은 이런 뻔한 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무시해 버린다. 허나 어쩌랴. 진리는 단순한 것임을.

고리타분한 얘기를 이어가 보자.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집에 와서는 그 날 학교의 수업에 대한 당일 복습을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기주도학습에 있어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다. 얼마나 단순한 논리인가? “학교 가서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학교 갔다 와서는 숙제부터 하고 놀아라.” 라고 우리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듣던 말을 그냥 실천하는 것 뿐이다.

이 글을 읽는 수 많은 학부모님들이 알고 있는 상식과 너무 다른 말인가? ‘그럼 선행은 언제하지?’ 라고 생각 되는가? ‘같은 반의 다른 애들은 벌써 미적분 다 끝냈는데, 우리 아이도 미분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 되는가? 만약 이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면, 여러분은 이미 학원 마케팅의 포로가 된 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달라졌어요.’에 출연해야 마땅하단 말이다.

평소에 수업에 충실하고, 복습을 잘 하고, 시험 기간 일주일 전 쯤에 기출 문제만 풀어 보아도 충분하다. 수학을 예로 든다면, 92점은 맞는다. 즉, 4점 짜리 문제 중 정말 변별력을 위해 출제한 5점짜리 같은 4점 짜리 빼고는 다 맞출 수 있다는 말이다. 물론,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충분히 100점을 맞을 수도 있다. 평소에 이런 공부습관만 잘 익히면, 내신도 잡고 수능도 잡는다. 수시도 가능하고 정시도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하지 않는다. 기본적인 것들을 챙기는 사람들을 무시한다. 학원에 안 다니면 마치 외계인이라도 만난 듯 한다. “우리 아이는 학원 안 다녀도 공부 잘 해요.” 라고 말할라치면, “그러니까요, 얘가 학원에만 다니면 더 잘 할 텐데”라고 말한다. 어디 한 번 물어 보자. 아니, 학교 다니랴, 학원 다니랴,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한단 말인가?

엄격하게 보면, 학교에서든 학원에서든 수업을 듣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는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란 말이다. 학원에 가서 문제를 멋지게 풀어 내시는 강사님을 보고 연신 박수와 함성을 질러 대며, 잘 나가는 선생님의 팬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충실한 관객이 되는 것에 만족하는, 그런 학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원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천만에! 훌륭한 강사님의 강의를 열심히 ‘관람’한 훌륭한 ‘관객’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했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글에서 다루는 자기주도학습은 입학사정관제와는 다소 다른 이슈일 수 있음을 밝혀 둔다. 입학사정관제는 그야말로 자기주도학습 능력의 명백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 스스로 투철한 목표 의식이 있음을 보여야 한다. 스스로 철저한 계획을 세웠음을 보여야 한다. 그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왔음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도 개인의 철저한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목표를 충실히 이행해 나갈 수 있음을 명백히 어필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명백하게 판단될 때 입학허가증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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