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새어나온 방사성물질이 한국으로 직접 유입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동안 기술원과 기상청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지구를 한 바퀴 돌아 한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해온 것과 배치되는 설명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기술원과 기상청은 "오는 7일쯤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한반도 남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4일 밝혔다. 7일 오전 일본 상공에 고기압이 발달하고 한반도와 중국에 저기압이 발달하면서 그 경계 지점에서 남서풍이 발생, 이 바람이 동중국해를 거쳐 한반도로 향한다는 것이 기술원의 예측이다.
하지만 기술원과 기상청은 후쿠시마로부터 한국으로 직접 유입되는 기류 움직임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다 지난 주말 노르웨이 대기연구소가 방사성물질이 한국으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을 제기하자 기술원은 그 결과를 일부 인정한 것이다.
기술원의
윤철호 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결과 후쿠시마에서 나온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 될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얻었으나 신뢰성이 낮아 공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기술원과 기상청이 국민 불안감을 이유로 정보를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기술원은 대기 움직임은 인정하면서도 우리나라 방사선량이 100~1000배로 높아진다는 노르웨이 대기연구소의 분석결과에 대해선 타당성이 없다며 반박했다. 노르웨이 대기연구소의 시뮬레이션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출되는 방사성물질이
체르노빌 사고 수준으로 10일간 나오는 것을 가정했으나 실제 후쿠시마의 방사성물질 방출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근거다. 기술원은 "남서풍을 통해 한반도로 유입되는 방사선량도 극미량이므로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3일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30㎞ 이상 떨어진 상공에서 헬기를 띄워 조사한 결과 후쿠시마현에서 통상 수준의 10배 이상되는 방사선량이 계측됐다고 발표했다. 방사성물질 오염이 대기 상층부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