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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복지

⓹[정선미의 생생한 분석] “팩트 체크만 했었더라면”…힘들게 키운 사업을 접었을까?

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정길종 기자 | 우리는 관계 안에서 뭔가를 놓치면 찜찜할 때가 있다. 그러다 놓친 것이 무엇인지 모습을 드러내면 걷잡을 수 없는 폭풍처럼 성장한 것을 발견한다. 깃털처럼 가볍게 스칠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들이 나와 내 사업을 파괴하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인홀섬(교육, 심리상담, 건강서비스) 정선미 대표

 

1년 전, 팩트 체크를 위한 질문을 하지 않아 악플에 시달리던 식당 주인과 유튜버는 자신의 사업을 접었다. 맛집 리뷰를 하던 00트리 유튜버는 무한리필 간장게장집을 찾았다. 리필 받은 간장게장에서 밥알이 나오자 종업원을 불렀고 별다른 해명 없이 미안하다며 다른 접시로 바꿔 주었다. 이 종업원의 행동을 보고 간장게장 재사용이 흔한 일이라고 오해한 00트리 유튜버는 주인에게 팩트 체크를 하지 않고 영상을 올렸다. 

 

당시 69만 구독자를 보유한 00트리 유튜버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간장게장 재사용’이란 꼬리표를 달게 된 이 식당에 별점 테러와 악플을 달았다. 당황한 식당 주인은 이 사태를 수습하려고 영상에 댓글을 달았다. 간장게장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을 막고자 본인이 먹던 접시의 간장게장과 남은 소스를 새 접시의 간장게장에 부어주면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시청자들도 영상에서 그 유튜버가 간장게장을 먹다가 밥알을 접시에 흘린 것을 포착하고 식당을 두둔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하지만 간장게장집은 악플과 비난에 시달리다 문을 닫게 되었다. 이후 00트리 유튜버가 폭로한 허위사실 때문에 입은 손해와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유튜버의 횡포에 대한 법적인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을 올리게 되었고, 이에 00트리 유튜버는 사과와 해명 방송을 했지만, 자영업자를 폐업시키는 유튜버로 공격받게 되었다. 현재 00트리 유튜버 채널은 비공개로 전환되었고 활동도 중단한 상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유튜버는 개인 방송인이라는 사실이다. 방송인이라면 음식 리뷰를 하면서 생긴 의혹에 대해 명확한 사실 확인을 하고 영상을 올려야 했다. 그리고 주인에게 리필한 접시의 음식이 재사용된 것인지, 리필한 접시에 밥알이 들어가게 된 과정을 자세히 질문해야 했다.

 

만약, 주인이 댓글로 단 것처럼 “무분별한 음식 낭비를 막기 위해 고객이 먹던 음식을 새 그릇에 부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2가지 의문이 생긴다. 첫째, 고객이 먹던 접시를 가져가서 새 그릇 위에 먹던 것을 부어서 가져와야 했었나? 둘째, 리필을 요청하는 고객들이 많고 직원들이 바쁜 경우에 여러 접시가 있다면 어느 접시가 그 고객이 먹던 접시인지 알 수 있었을까?

 

그리고 식당 주인이 직원을 교육하지 않았던 부분도 아쉽다. 평소에 음식 낭비가 걱정이라면 고객들이 리필하기 전에 기존 접시의 음식을 다 먹게 안내하거나 고객의 테이블에서 기존 접시에 새 접시의 음식을 채워줬다면 오해를 사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고객의 불평이 발생했는데 직원이 명확하게 해명하거나 주인에게 보고하여 즉각적으로 고객 응대를 할 수 있게 직원을 교육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사실 관계 파악은 CCTV로 확인하는 것보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현장에서 질문하는 것이 훨씬 간단하고 쉽다. 이 질문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면 오해를 풀고 서로에게 사과하고 해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코로나를 힘겹게 이겨낸 무한리필 간장게장 사장님과 70만 구독자를 확보한 유튜버는 서로의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법을 찾았을지도 모른다.

 

이 사례를 통해 자신이 단정 지은 결론에 따라 방송하는 것이 얼마나 큰 논란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소진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 유명 유튜버인 00아빠도 함께 촬영한 지인의 말만 듣고 팩트 체크를 하지 않은 영상을 올려 사과하고 해명하고 있다.

 

한 달 전쯤, 00아빠와 함께 요리하는 영상을 촬영하던 B 요리업체에서 A 요리업체가 자신들의 레시피를 표절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00아빠는 A와 B 요리업체 간의 레시피가 무엇이 비슷한지 확인하지 않고 B 요리업체의 말에 동조하면서 ‘원조 논란’을 부추기는 편집을 해서 영상을 올렸다. 150만 구독자들이 00아빠의 영상을 보고 A 요리업체에 별점 테러를 가했다. 이에 A 업체 대표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피해자인 줄 알았던 B 업체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팩트 체크하지 않고 방송했던 00아빠는 그 영상을 내렸고 피해자가 된 A 업체의 요구대로 사과문과 해명 영상을 올리면서 피해 확산을 막고 있다. 이처럼 질문하지 않아서 생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일은 관계에서 자주 발견된다. 

 

특히 여학생들 사이에서 발견되는 집단 따돌림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양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묘하고 복잡한 여학생들의 집단 갈등을 다루느라 많은 선생님들이 힘들어 한다. 

 

다음 편에서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상황에서 무슨 질문을 하면서 갈등을 풀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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