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다윈은 ‘종의기원’에서 조개가 새의 다리에 붙어 다른 곳으로이동하는 현상과 같이 특정한 종이 퍼져나가는 현상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국내연구진이 이러한 종의 확산행동 과정을 ‘예쁜꼬마선충(C. elegans)’이라는 동물을 연구하여 단일세포 수준에서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21세기프론티어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치료기술개발사업’(사업단장 김경진)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준호(49) 교수팀에 의해 수행되었다.
‘예쁜꼬마선충’은 길이 1mm 정도의 선충류에 속하는 작은 벌레인데 단순한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 신경세포 연구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이 선충은 평소에 몸을 바닥에 붙이고 기어 다니다가 생존과 번식에 부적합한 환경에 처하면 꼬리를 바닥에 붙이고 몸 전체를 들어 올려 흔드는 ‘닉테이션’이라는 행동을 한다.
이러한 행동으로 주변의 다른 동물에 부착할 확률을 높여 생존과 번식에 부적합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식지로 이동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예쁜꼬마선충의 생존 및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되는 이러한 ‘닉테이션’ 행동을 선충이 한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40여 년 동안 세포 수준에서의 기작이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닉테이션’을 신경세포 수준에서 연구하여 ‘예쁜꼬마선충’의 닉테이션이 ‘IL2 뉴런’ 이라는 신경세포에 의해 일어남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으로 ‘IL2 뉴런’을 제거한 선충은 부적합한 환경에서도 반응하지 않다가 ‘IL2 뉴런’을 복원시킨 선충은 ‘닉테이션’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이러한 ‘닉테이션’은 생존과 번식에 이점이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함으로써, 다윈의 ‘종의기원’에서 제시한 종의 확산 과정을 세포학적으로 밝혀낼 수 있었다.
이준호 교수는 “동 연구를 통해 선충의 특정행동을 세포수준에서 밝혀냄으로써, 신경네트워크가 어떻게 행동을 조절하는지, 개별 신경세포들 사이에서 어떻게 정보전달이 이루어지는지 종합적으로 밝혀내는데 중요한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1월 14일 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