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가 있는 현의 음색들과 피아노의 쾌활하면서도 깔끔했던 음색은 깨끗한 시냇물을 연상케 했고, 때로는 오래 숲을 지켜온 커다란 나무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어진 두번째 곡인 Joseph Vella의 Romanza, Op. 90는 몰타의 현대작곡가의 곡이라 관객들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왔다. 현대 곡이기는 하나, 서정적이면서도 그 선율이 장대한 숲 위에서 연인과 걸을 때의 감정적인 고조를 불러일으켰다. 세번째로 이어진 L. v. Beethoven의 Piano Trio in B-flat major, Op. 11 “Gassenhauer”에서 그들이 들려준 연주는 무지개 같았다. 특히 3악장에서 각자 연주 하는 부분들을 들으면서 함께 어우러지는 부분들 모두, 각자의 색채가 있으나 그 사이사이의 괴리감이라고는 전혀 없었고, 하나가 되면서도 자신의 고유의 개성까지도 드러낼 줄 아는 실내악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마지막을 장식한 F. Schubert의 Piano Trio in B-flat major, D. 898은 4악장에 걸친 적잖은 시간동안 연주자들간의 흔들림없는 조화로움을 필요로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연주를 듣는 순간순간마다 숲 속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는 듯 했다. 여유로이 걷는 양떼를, 때로는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독수리를, 그리고 이따금 사자를 피해 빨리 달리는 노루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공존하며 그 모두를 품어내는 숲과 같은 세 연주자의 포용과 어우러짐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