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김민제 기자 | 202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보고 의무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새로운 공시 기준이 주요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배출량, 특히 스코프 3(Scope 3) 배출량 공개에 대한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재무 보고를 넘어선 기업의 환경적 책임과 사회적 영향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요구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운영 방식과 전략 수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가진 제조업체나 소비재 기업들은 당장 자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의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수집하고 검증하는 데 막대한 자원과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자율적 선택 사항이었던 정보들이 이제는 필수적인 공시 항목으로 자리 잡으며, 기업들은 새로운 데이터 관리 시스템 구축과 투명성 강화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 시장에서도 ESG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주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은 ESG 성과를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으며, 비재무적 성과가 저조한 기업에 대한 투자 축소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린워싱'에 대한 감시의 눈 또한 날카로워져, 기업들은 실제적인 지속가능성 개선 노력 없이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물론 이러한 규제 강화가 기업에게 오직 부담만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과 컴플라이언스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촉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에너지 효율 기술 도입, 순환 경제 모델 구축, 친환경 제품 개발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는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미래 리스크를 관리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ESG 보고 의무 강화가 일시적인 흐름이 아닌, 글로벌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대변한다고 분석한다. 과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이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 머물렀다면, 이제 ESG는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경영 원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업들은 더 이상 규제 준수에 그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 창출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