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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돈 없어서 목숨 던지는 2012 대한민국 자화상

생활고 비관 자살 등, 비관자살율 높아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 남성이 구청 건물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가 남긴 마지막 유언은 “돈 없는 세상. 살기 힘들다. xx야, xx야, 잘 살아라"였다.

서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모씨(64)는 서울 모 구청 건물에서 투신해 현장에서 즉사했다.

경찰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김씨는 생활고로 인해 두 자녀와도 따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씨에겐 부인과 세명의 자녀가 있었다. 18년 전, 그들은 모두 이씨 곁을 떠나 지방으로 이사했다. “이씨의 폭행·폭언이 심했던 것 같다”고 이씨가 살고 있던 동네주민은 말했다.
가족은 물론 이웃과도 왕래가 없었던 이씨가 어떻게 생계를 유지해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06년 처음으로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얻었는데, 당시 등록서류 직업란엔 ‘무직’이라 적혀 있다. 지난해 말까지 이씨는 월 45만3049원의 기초생활지원비를 받았다. 오른쪽 손가락 골절로 지체장애 6급을 인정받아 월 3만원의 장애수당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그마저 흔들렸다. 1월부터 수급비가 줄었다. 2010년 11월부터 6개월 동안 경비회사에 취직해 임금을 받았던 일이 뒤늦게 들통났기 때문이다. 나라가 주는 돈은 엄정했다. ‘부정수급’에 해당하는 250만원을 매달 4만원씩 구청에 반환해야 했다. 나중에 구청은 이씨의 사정을 고려해 매달 갚아야 할 돈을 2만원으로 낮춰줬지만, 나라에 진 빚 250만원의 부담은 그대로였다.

지난 6월, 이씨는 100만원짜리 벌금 통지서도 받았다. 서울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폭행죄로 벌금형을 받았는데, 정확한 사건 내용은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가 내려진 상태여서, 자칫하면 노역장으로 끌려가 노동으로 벌금을 대신해야 하는 처지이기도 했다. 지난 7월엔 살고 있던 전세방에서 쫓겨났다. 재개발로 집이 헐리게 됐다. 새 방을 구해 이사했다. 그래봐야 또다른 재개발 예정지였지만, 공사까진 조금 여유가 있었다. 전세금 1000만원이 필요했다. 은행에서 영세민 자격으로 7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무렵 이씨는 병까지 앓았다. 지난 7월 말 이씨가 “뇌경색을 앓게 돼 오른팔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두통과 관절통도 심한데, 반찬을 지원해 줄 수 없겠느냐”고 문의했던 일을 은평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기억한다. 이날 상담에서 이씨는 자신의 한달 지출을 24만원이라고 적었다.
생의 마지막 무렵 이씨의 모습을 지켜본 건 일주일에 한번씩 이씨에게 밑반찬을 가져다주던 동사무소 직원이었다. 그는 “‘가족들에게 잘못한 게 많다’고 이씨가 후회하곤 했다”고 전했다.
이씨의 빈소는 따로 차려지지 않았다. 사망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지방에서 일하고 있어 대신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면 서울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탈락한 뒤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제 할머니’의 경우와 비슷하게 부양의무자(직계 1촌 혈족과 그 배우자)의 소득이 기준선을 넘는다는 이유로 기초수급 자격을 잃은 사람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1만3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까지 1만3117명이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부양의무가 있는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33만원으로, 전국 가구 평균소득인 345만원의 6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한해 동안 기초수급 중지자는 모두 19만3591명(사망·이민·수감 포함)이고, 이 가운데 부양의무자의 소득이 기준을 초과해 수급 자격을 잃은 사람들은 10.3%인 1만9978명이었다.

2012년 8월 현재 부양의무자가 있는 기초수급자 수는 88만4610명으로, 이들에 대한 부양의무를 진 가족들의 월평균 소득은 208만원 수준이다.

남윤인순 의원은 “부양의무자들은 스스로도 적절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부양의무자 기준은 가난한 사람에게 더 가난한 사람에 대한 부양 책임을 떠넘겨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기만적인 제도”라고 말했다.

한편 자살과 관련한 우울한 통계자료가 나왔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사망 원인에 자살이 여자 1위 , 남자 2위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발표한 ‘사망보험급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사망 원인으로 여자의 경우 자살이 1위, 유방암이 2위였다. 남자는 간암이 1위, 자살이 2위다.
 
자살로 보험금이 지급된 여자는 247명, 남자는 457명이었다.
 
보험 가입 후 2년 이내 자살은 기납입보험료 또는 해약환급금 명목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자살 사망 통계에서 제외됐다. 2년 이내 자살까지 감안하면 실제 자살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살한 사람들 가운데 남녀 모두 생계부담을 지는 40~59세 연령이 가장 많았다. 전체 중 남녀 각각 56%로 절반을 넘어섰다. 남자 256명, 여자 39명이 해당됐다. 10~19세 자살 사망은 남녀 각각 2%였고 20~29세는 남자 10%, 여자 13%였다.
 
자살 순위는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09년 남자 자살은 8위에서 2010년 5위로 올라섰다가 지난해 급기야 2위가 됐다. 여성의 자살은 2009년 6위, 2010년 2위에서 지난해 1위를 나타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자살 순위 상승에 대해 “생명경시의 사회적 분위기도 작용했지만 경기침체로 사망보험금이라는 경제적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현재 보험사는 보험가입 후 2년 이내 자살에는 납입한 보험료 또는 해지환급금을 지급한다. 2년 이후부터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국가 사망통계에서 자살 원인은 남자 4위, 여자는 10위권 밖이었다. 국가 통계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반면 보험사 통계는 30~50대가 주고객층인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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