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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독일, 2차 세계 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과거사 반성으로 하루 보내

 

[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지난 4일 폴란드 바르샤바 구시가지의 성 요한 대성당은 1944년 '바르샤바 봉기' 때 나치에 의해 완전히 허물어졌다가 복원된 곳이다.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그곳 연단에 섰다. 그 앞에는 지난달 24일 숨진 브와디스와프 바르토세프스키(93) 전 폴란드 외무장관의 관이 흰색·붉은색 폴란드 국기에 덮인 채 놓여 있었다.
 
바르토세프스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바르샤바에서 유대인 탈출을 돕다가 1940년 9월 나치에 체포돼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 살아나온 인물이다. 이후 레지스탕스에 투신했고, 종전(終戰) 후 교수·언론인으로 독일과 폴란드를 오가며 체험을 바탕으로 나치 만행을 고발했다. 1995년엔 외무장관으로 독일 연방의회에서 2차대전 종전 50주년 연설을 하기도 했다. 가우크 대통령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바르토세프스키는 히틀러와 전체주의의 실체를 외부 세계에 고발했습니다. 그 행동은 독일·폴란드 두 나라의 화해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평생 고마워해야 할 선물입니다. 오늘 독일인으로서 그 친구에게 영원한 감사와 작별 인사를 보냅니다." 가우크 대통령은 한때 자신의 나라에 총을 겨누었던 사람을 '친구'로 불렀다. 8일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독일의 '국가 일정표'는 과거사 반성으로 채워져 있다.

지난 3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뮌헨 인근 다하우의 옛 나치 포로 수용소를 방문했다. 히틀러가 집권 후 가장 먼저 세운 나치 수용소였다. 메르켈은 그곳에서 생존자들을 만나 고개를 숙이며 "희생자, 우리 자신 그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결코 역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리하르트 슈뢰더 훔볼트대 교수는 "독일은 끊임없는 과거사 반성을 통해 이웃과 공존을 추구하고 있다"며 "독일이 전후 70년 만에 유럽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바르샤바에서 서쪽으로 약 450㎞ 떨어진 슈조바. 요즘 '용기와 화해'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차대전 후 독일과 폴란드 양국 간의 화해 과정을 담은 기록물들이 전시돼 있다. 슈조바는 2차대전 중 나치에 저항한 레지스탕스 단체 '크라이사우 서클'이 집단 학살당한 곳이다. 지난해 11월 개막식에 메르켈 총리가 에바 코파츠 폴란드 총리와 함께 직접 참석했었다. 메르켈은 폴란드 혈통으로 할아버지가 1차대전 때 독일과 싸운 참전 용사이기도 했다.

헬무트 콜 총리도 25년 전 마조비에츠키 당시 폴란드 총리와 이곳을 방문했었다. 당시 콜은 "우리는 이곳에서 역사를 느끼고, 역사로부터 배워야 한다"며 용서를 구했다. 흔히 '화해의 미사'라고 불리는 역사적 만남이었다. 콜 총리가 당시 폴란드 방문 중 2차 대전의 결과물인 베를린 장벽 붕괴 소식을 들었던 것은 기막힌 역사의 우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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