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발생한 LG유플러스의 전국적인 데이터망 불통 사고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날 불통 사고의 원인은 데이터 트래픽 폭증.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평소보다 5배가 많은 데이터 트래픽이 순간적으로 몰리면서 데이터망을 마비시켰다.
이에 따라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약 10시간 동안 무선데이터, 멀티문자메시지(MMS), 영상통화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해야만 했다.
왜 갑자기 트래픽이 몰렸는지 등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갑자기 늘어난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이는 비단 LG유플러스 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네트워크 용량 한계를 벗어난 데이터 폭주가 전국적인 망 불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아무리 통신사들이 대비책을 세워놨다 하더라도 위험수위를 넘어가는 순간 불통 현상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사고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더라도, 이 같은 불통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대해 손질을 가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중은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의 44%. 이들의 인터넷 접속시간은 하루 평균 76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스마트폰 가입자의 늘어나는 만큼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수도 더욱 가파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미 네트워크 용량 한계에 임박해 강남 등 일부 거점 지역에서는 통신 서비스 장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앞으로 더 늘고 고화질(HD) 동영상 등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콘텐츠까지 더 활성화되면 통신망에 과부하가 걸리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이통 3사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수 천만 가입자들의 안정적인 데이터망 이용을 위해서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 또는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사실상 이통사들의 속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