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전영준 기자 |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이 도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CJ ENM이 자회사 티빙(TVING) 임직원을 웨이브 이사 및 감사로 선임하는 방식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양대 토종 OTT의 통합이 가시화되며,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의 독주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절반 수준 점유율…넷플릭스 아성 흔들 수 있을까
현재 국내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료 OTT 이용률은 넷플릭스가 44%로 1위를 차지했다. 티빙(17%)과 웨이브(6.9%)의 이용률을 단순 합산해도 24% 수준으로, 넷플릭스의 절반에 불과하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최근 네이버 멤버십과 연계한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하며 이용자 확대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올해 넷플릭스 점유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색깔 다른 콘텐츠 전략…"시너지 낼 수 있다"
티빙과 웨이브의 결합이 기대되는 이유는 각기 다른 콘텐츠 포트폴리오에 있다. 티빙은 CJ ENM의 제작력을 바탕으로 예능, 드라마, 스포츠 등 유료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해왔고, 웨이브는 지상파 3사의 드라마·예능 중심 VOD를 제공하며 대중적 접근성을 확보해왔다.
앞서 티빙은 2022년 KT의 '시즌(Seezn)'을 흡수한 바 있다. 이번 합병을 통해 SK텔레콤 기반 유통망까지 확보하면, 국내 통신 3사 중 두 곳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확장이 가능해진다.
다만 업계는 신흥 강자인 쿠팡플레이의 부상을 변수로 꼽는다. 쿠팡은 와우멤버십 기반의 가격 경쟁력과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통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SNL코리아' 등 자체 콘텐츠도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승부처는 결국 '콘텐츠'
OTT 플랫폼 간 경쟁에서 최종 승패를 가를 요인은 결국 콘텐츠 경쟁력이다.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가 각각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티빙·웨이브도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과 지상파 3사의 방대한 콘텐츠 자산이 결합하면 콘텐츠 생산 여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단순한 물량 확보를 넘어선 질 높은 오리지널 제작이 동반돼야 글로벌 OTT와 경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수년간 합병을 준비해온 만큼, 이번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이후 시장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OTT 연합이 글로벌 공룡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