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화제작 JTBC 금토드라마 <스카이캐슬>에 불똥이 떨어졌다. 강북삼성병원 故임세원 교수의 피살 사건과 맞물린 탓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스카이캐슬> 속 한 장면을 거론, ‘모방범죄’ 및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 했다고 유감을 표해 해당 장면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에서 故임세원 교수가 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이에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 방영됐던 <스카이캐슬>의 한 장면과 관련한 모방 범죄가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로 거론된 장면은 지난달 8일 방송된 <스카이캐슬>의 6회분이었다. 이날 방송에는 정형외과 의사인 강준상(정준호)이 과거 자신이 맡은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흉기로 위협당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강준상은 병원 이곳저곳으로 도망치다 결국 가스총으로 환자를 제압했고, 그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묘사되었다. 공교롭게도 해당 장면은 이번사건과 비슷한 점이 많아 모방범죄와 관련한 문제로 제기되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스카이캐슬>을 언급하며 유감을 드러냈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갈등과 폭력을 흥미 위주로 각색하거나 희화화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의료기관 내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동조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방송 행태”라고 지적하며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진료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이러한 방송행태는 앞으로도 근절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군다나 사건이 발생하기 전, 해당 방송 후에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한차례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었다. 내용으로 “현재 전개 중인 의료기관 폭력 근절 캠페인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장면을 송출한 드라마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미리 우려감을 드러낸 바 있었기에 이것이 ‘예고된 비극’이라고 밝히며 더욱 분통해 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모방심리를 이용해 범죄를 일으킨 주범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매체가 주는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특정 직군이 타당하지 못한 대우를 받는 장면이 희화화 되었다면 그 부분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누리꾼들의 논쟁도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스카이캐슬> 공식홈페이지에는 제작진의 공식적인 사과와 드라마 방영 중단을 요청하는 글이 쏟아지는 한편, 드라마 내용과 실제 사건을 연관짓는 건 지나친 억측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EDITOR | 이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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