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정연의 눈물에 동료와 팬들, 대중들마저 울었다. 연이은 앨범활동과 바쁜 스케줄로 고충을 토로하다 끝내 눈물을 보인 정연의 모습은 그간 화려함에 감춰져 있던 아이돌스타의 고충을 대변하는 듯 했다. ‘2018 MAMA’ 시상식에 오른 방탄소년단의 눈물 어린 수상 소감부터 정연까지, 정상급 아이돌스타들이 견뎌야 하는 왕관의 무게가 유독 쓸쓸하게 느껴진다.
지난 19일 트와이스의 브이(V)라이브 채널에는 트와이스TV 14번째 에피소드 영상이 공개됐다. 9월~10월에 걸쳐 진행된 트와이스의 일본 아레나 투어 당시, 정연이 촬영한 셀프 카메라 영상이다.
이날 정연은 트와이스 멤버들에게 줄 선물을 구매하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멤버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갑자기 울컥 눈물을 쏟았다. 또 “항상 팬분들에게도 웃는 모습만 보여줘야 하는데 힘든 모습이 감춰지지 않아서 죄송하다”며 “멤버들이 지금 진짜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그러니까 컴백도 예쁘게 봐주시고 많이 사랑해달라”고 덧붙이며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트와이스 지효 역시 지난 14일 홍콩에서 개최된 ‘2018 MAMA’에서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 한 뒤 “올해는 유난히 멤버들에게 고마웠다. 3년 동안 바쁜 스케줄을 하면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친 한해였다”면서 “서로에게 힘이 돼주고 위로가 돼주고 너무 고생했다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다”는 눈물의 소감을 전한 바 있었다.
같은 날 무대에서 눈물을 쏟은 또 다른 이들도 있었다. 한 해 동안 국내외를 넘나들며 최정상급의 인기를 누리던 방탄소년단 역시 ‘올해의 가수상’을 거머쥐고 눈물을 쏟아내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방탄소년단의 진은 “올 초 해체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심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다”며 회상했다. 이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마음을 다잡아준 멤버들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의 소감을 이어갔다.
옆에서 수상소감을 듣고 있던 멤버 뷔는 진에게서 ‘해체’라는 단어가 언급되자 얼굴을 감싸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체 발언과 뜻밖의 눈물소감을 접한 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올해만 20개가 넘는 상을 받았고 힘든 기색 없이 항상 밝은 모습만을 보였기에, 이날 털어놓은 방탄소년단의 솔직한 심정은 지금껏 이들을 짓누른 왕관의 무게를 가늠케 했다.
트와이스와 방탄소년단의 눈물은 아이돌 스타들의 남모를 고충을 재조명했다. 정상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체력적, 정신적 피로함과 대중들에게 실망을 주고 싶지 않은 부담감이 이들을 힘들게 했다면, 정상의 삶속에서 느껴지는 상대적 허망함에 극도의 우울감을 토로한 이들도 있었다.
과거 KBS2 <해피 투게더>에 출연했던 지드래곤은 “대중의 눈에 비쳐질 때는 우리 나이 치고 성공한 사람들로 보인다”며 “그런데 우리도 사람인지라 느끼는 감정들은 같다”고 언급했다. 이어 “예를 들어 도쿄돔에서 공연을 하면 하루에 6만여 명의 팬들을 만난다. 그렇게 많은 분들을 만나도 공연이 끝나면 호텔로 들어가 씻고 잠든다. 거기에서 오는 공허감이 크다”고 말해 화려한 삶속에 숨겨진 공허함과 불안함의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소녀시대 태연 역시 과거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혼자 있는 걸 싫어하는 데 혼자 있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어 “투어 등을 끝내고 호텔로 왔을 때가 가장 공허하고 허함이 느껴진다. 몇 천 명 앞에서 노래하다가 혼자인 순간이다”라며 “방에 들어가서 쉬다 보면 혼자 있어서 공허하다. 스케줄 없을 때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밝혔다.
가요계를 빛내는 아이돌 스타들에게 외로움과 부담의 감정은 꼬리표같이 따라온다. 대부분 이른 나이에 꿈을 이뤄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받는 대상이기도 하지만 그런 모습 뒤에 따라붙는 고통을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다. 그들이 견뎌야 하는 무게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지만, 대중들의 기쁨을 위해 카메라에 서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이 필요한 때이다.
Editor 이수민 | Photo V LIVE·빅히트엔터테인먼트·태연,지드래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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