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은 입춘으로 절기상으로 봄이 시작되는 달이다. 여전히 추운 날씨가 이어져 봄이 오는 것이 더디 느껴지지만, 어느새 일기예보에선 낮 최고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오고 있다.
겨울 추위에 움츠렸던 몸이 봄기운에 녹으며 나른해지는 것처럼 땅이나 건물도 마찬가지로 2월 중순에서 3월까지 약해지며 이 기간을 해빙기라고 한다.
해빙기에는 '땅이나 건물 틈새에 스며들었던 물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하고 물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 틈새를 크게 만들어 낡은 담이 무너지고 공사장이 붕괴하고 절개지에서 낙석이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해빙기안전사고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지만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피해, 건물붕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국민안전처에서는 국가안전대진단(2월 15일∼4월 30일)과 연계하여 전국의 모든 급경사지 1만4천60개소에 대한 해빙기 안전점검을 지난 1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실시하고 위험요인 발견 즉시 보수ㆍ보강한다고 한다.
원주시에서도 자체적으로 시설물 등에 대한 일제점검을 통해 지역사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전수조사나 일제점검에는 점검대상에 한계가 있고 시간상 제약으로 모든 위험요소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내 주변의 안전을 확보하고 더 큰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의 안전에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선 우리 집 주변의 담장이나 건물에 균열이나 지반침하로 기울어져 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주변에 축대나 옹벽에 균열이 생기거나 배부름 현상이 발생하는지 관심이 필요하다.
혹시 집 주변에 공사장이 있다면 추락방지 및 접근금지 등을 위한 안전시설이 있는지 확인하고 위험지역에는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등산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데 산 위는 날씨가 아직 추우므로 보온성이 있는 옷을 잘 챙겨 입어야 하고 낙석의 위험이 있는 계곡이나 바위 능선은 피하는 게 좋다.
강이나 호숫가의 얼음은 단단해 보이지만 가운데로 갈수록 얇아져 쉽게 깨질 수 있으므로 해빙기 기간에는 얼음낚시나 썰매는 자제해야 한다.
주변에서 위험요소를 발견한 때는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하거나 긴급한 경우 지자체, 119등에 지체 없이 신고해야 한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르면 "큰 재해 1건이 발생하기 전에 29건의 작은 재해가 발생하고 그전에 300건의 사소한 사고가 발생한다"고 한다.
사소한 사고는 조그만 관심으로도 쉽게 방지할 수 있다. 해빙기 동안 건물 붕괴 등 대형재난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민안전현장관찰단을 비롯한 우리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