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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M

”청천벽력 같던 치매, 극복 가능한 병이더군요”

9월 21일 ”치매극복의 날” 미담 사례 선정···정씨 부부의 치매극복기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치매극복의 날은 1995년 세계보건가구가 국제 알츠하이머병협회와 함께 가족과 사회의 치매환자 케어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지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치매극복의 날을 지정해 치매예방과 극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2012년 기준 치매환자는 전국적으로 약 58만 명. 이 가운데 전북도는 2만5천 명으로 전체 노인의 9.1%가 치매환자로 추정되고 있으며, 향후 급속한 고령화로 치매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영현 전북치매관리센터장은 “치매는 노인이면 당연히 겪게 되는 노화현상이다.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이므로 치료할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안타깝다.”며 “조기 발견할 경우 증상을 호전시키거나 나빠지는 속도를 상당히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8일, 전북도와 전북치매관리센터 주관으로 ‘치매극복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 날 전북도청에는 전북도민과 14개 시·군 어르신을 비롯해 치매가족과 전문가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 관계자는 “치매도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라는 인식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마련하게 됐다.”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식전 행사에서는 60세 이상 전북도 어르신이면 누구나  인지저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치매선별검사(MMSE-DS)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또 한편에서는 치매 상담 부스도 마련돼 치매노인을 둔 가족들을 위한 자세한 상담이 이뤄지기도 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본 행사는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은빛합창단 어르신들의 아름다운 하모니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평균 60세를 훌쩍 넘긴 연세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의 목소리는 젊고 낭랑했다. 이어진 이 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치매미담 사례에 대한 시상식이었다.

치매미담 사례는 전북도에 사는 치매에 관한 가족·이웃의 이야기를 비롯해 치매어르신 돌보는 요양보호사, 치매사업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 수필, 일기, 편지, 그림 등 5개 분야에서 약 두 달에 걸쳐 54편을 응모했다. 이 가운데 가족, 요양보호사, 관련 사업 분야로 총 3명이 시상자로 뽑혔다.
 
“여보, 당신은 내가 살아갈 이유야. 내 반쪽이 되어줘서 고마워.” 그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은 정영작(72)씨의 사연은 단연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뇌경색을 앓아 오른쪽이 마비가 와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그는 치매에 걸린 부인을 돌보며 겪은 이야기를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저는 13년 전 갑자기 쓰러져 6개월 동안 병상에 누워 있어야 했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반신불수가 된 저를 밤낮으로 간호하는 통에 고생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런 아름다운 아내에게 5년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평소 꼼꼼한 성격이었던 아내가 손에 들고 있는 것도 찾지 못해 온 방안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하고, 젊은 적 열심히 번 돈을 남에게 빌려주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등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

정 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아 갔는데, 치매중기증상이라더군요. 그렇게 많던 돈도 날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막막했습니다. 괜히 부인을 구박하기도 하고, 치매라는 질병을 남에게 알리는 것조차 부끄러웠습니다.”
 
친했던 동네 사람들도 이들 부부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3년간은 병원에서 준 약을 먹고 약물치료를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억을 하지 못하는 아내가 안쓰러웠단다.
 
그는 “처음에는 구박하는 마음이 더 컸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동안 나 때문에 고생만 시킨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며 “우연히 전북치매관리센터를 알게 됐고, 가족을 위한 치매 관련 정보와 치료법을 알게 되면서 차츰 좋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정 씨는 “치매는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한 질병”이라며 “가족들이나 주위사람들이 무조건 치매를 환자 취급해서는 안된다. 그냥 늙어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그는 부인을 곁에 두고 간호하고 싶었다고 한다. “저는 부인이 하는 행동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 몸같이 다독여주고, 젊은 사람들도 바쁘면 건망증에 걸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그랬더니 저도 아내도 마음도 편해지고, 사이도 더 돈독해졌습니다.”
 
그가 아플 때 부인이 병간호를 해줬던 것처럼 말이다. 끝으로 그는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아내가 예전처럼 건강하진 못해도 증상이 더욱 나빠지지 않고 진행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내 아내는 잘 웃습니다. 저에게 있어 치매가 아니라 사랑스런 반쪽입니다. 양덕순 씨, 내 곁에 있어 줘서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치매관리법이 지난 2월 제정 시행됨에 따라 범국가적 치매관리의 법적 기틀이 마련된 만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때”라며 “치매는 조기에 발견하면 발병률을 2년 정도 지연시킬 수 있으며, 20년 후에는 치매 유병율이 80% 낮아진다고 한다.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북도에서는 치매 조기발견과 치료를 위해 60세 이상 노인에게 치매조기검진 및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치매상담센터에서 치매사례관리사들이 재가치매노인에 대한 방문·관리, 환자 및 가족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치매조기검진은 시군 보건소에서 무료로 선별검사한 뒤 인지저하 판정이 있는 경우 정밀검진 및 감별 검사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정밀검사는 1인당 80,000원, 감별검사 1인당 85,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치매치료관리비는 만 60세 이상 치매로 진단을 받은 자가 치매치료약을 복용하는 경우, 월 3만 원까지 검사비를 제외한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치매진단서 및 영수증을 첨부하여 시군 보건소에 신청하면 된다.



9월 21일은 ‘치매극복의 날’이다. 치매극복의 날은 1995년 세계보건가구가 국제 알츠하이머병협회와 함께 가족과 사회의 치매환자 케어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지정한 날이다.



전북도 주최 치매 미담사례 최우수상을 받은 정영작(72)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뇌경색을 앓아 오른쪽이 마비가 와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그는 치매에 걸린 부인을 돌보며 겪은 이야기를 스크린과 함께 공개했다.



치매미담 사례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양작 씨(맨오른쪽)를 비롯한 3명의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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