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5.05.13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인천 16.9℃
  • 맑음수원 17.4℃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전주 19.1℃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여수 16.8℃
  • 맑음제주 21.3℃
  • 구름조금천안 17.8℃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타임즈M

“벌써 끝났어요? 훌쩍훌쩍..”

  상담에 대한 칼럼을 쓴다는 게 어려운 작업이지만, 내가 하나의 나사가 되어 움직이는 현장에서 상담이 필요한 가족, 또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려는 노력들로 세상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고기능성 자폐를 진단받은 4학년 친구를 만났을 때 일이다.
이 아동은 활동에너지가 많은 편이며 호기심도 많고 입체를 잘 이해하고 만드는 작업에도 열정적이다. 특히 치료시간엔 1초도 낭비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욕구를 억누르는 게 얼마나 심했던 지, 미술치료시간이 끝났다고 이야기하면 슬퍼하며 큰 눈망울에서 눈물을 흘렸다. 어떻게 이 아이에게 웃음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 고민하였고, 마음은 다급해지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심리치료를 성급하게 들어가기 전에 아동의 욕구불만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찾아봐야했다. 심리치료를 하며 가장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부분은 원인을 찾는 작업이다.
원인을 잘 찾으면 치료시간도 짧아지고 부모와의 공감도 수월하게 형성되어 치료예후가 긍정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데, 이는 부모의 행동패턴, 성격, 가정환경, 소통의 방식 등이 아동에게 영향을 많이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선 어머니가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을 살펴보자.
어머니는 아들과의 갈등이 너무 심해서 힘들다고 하였으며, 특히 갈등 상황에서 어머니를 향해 공격적으로 물건을 던지고 짜증을 부린다고 하였고, 일상생활 속에서 해야 하는 규칙같은 것들에 관심이 전혀 없으며 시키면 짜증을 내거나 울면서 화를 낸다고 하였다.
어머니의 성향은 조용하고 조근조근하게 말하며 가족 외 외부인들과의 교제를 하지 않는 폐쇄적인 편이다. 하루종일 집에서 아들하고 씨름만 하고 있으며 문제의 상황에 빠져 다른 해결책을 생각할 수 없어 상담을 오게 되었다.

  문제의 원인은 여기에 있었다.
아동은 활동에너지가 높은 편인데 어머니는 폐쇄적인 편으로 아동의 활동에너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차분해지기만을 바라고 있다. 자폐적 성향도 어머니의 폐쇄적인 성격으로 인해 강화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원인을 탐색 한 후에 어머니에게 아동의 활동에너지를 충족시켜줄 프로그램이 심리치료 외에 가정안에서도 진행되어야 빨리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을 하였다.
  자폐성향을 완화 할 수 있는 상호활동 운동프로그램, 예를 들면 축구, 농구, 배드민턴을 추천하였으며 동작을 배우는 동안에 지루해할 수 있으니 집에서도 자전거타기, 롤러브레이드를 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달하였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상의하여 축구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아동은 상호교류보다는 축구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또한 집에만 있지 말고 될 수 있으면 지칠 때까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행을 가거나 가족활동프로그램의 참가를 권유하였다.
  상담을 시작한 이후 3달이 지나자 말할 것도 없이 아동의 공격성향은 점점 잦아들었으며, 무언가를 만들고 시간이 다 되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고 다음을 약속할 수 있게 되었다.
  심리치료를 진행하다가 보면 심리치료사에게 맡겨만 놓아도 아이들이 좋아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일주일에 한두 번 만나는 것으로 아동의 모든 문제행동이 좋아지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며, 그렇게 때를 놓쳐 다른 문제행동으로 전이되어 다른 걱정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와 더불어 가족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며, 아동의 특성과 욕구를 알고 가족 안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과 문제행동에 대한 강화방법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심리치료사는 일주일에 한 두어 시간을 만나 프로그램을 진행하지만 아동의 문제행동으로 인한 불편은 부모가 다 감당하여야 하기에 심리치료사와 더불어 공조하여 진행하는 것은 가정의 안정화 및 행복한 가정으로 진행되는 데 있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진희(한국학교상담지원센터 소장)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