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윤태준 인턴기자 |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부동산 투기 방지를 목적으로 강남구 주요 지역에 시행했던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했다. 이번 조치는 실거주자만 주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정책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는 실효성 문제를 감안한 결과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을 시장 상승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는지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량 감소… 대출 규제가 원인?
서울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아파트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역이지만, 지난해부터 매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2023년 7월 9,219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8월 6,520건, 9월 3,168건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주요 원인이었다고 꼽힌다.

특히,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강화되면서 대출 심사가 엄격해졌고, 시중은행들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주택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은 장기투자… 구조적 문제 접근 필요
부동산은 단기적 시장 변동성이 크지만, 근본적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자산이다. 특히, 현재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매수는 3040대, 매도는 50대 이상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 3040대가 전체 거래의 64%를 차지하며, 주요 매수층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매도자의 대부분은 50대 이상으로 나타난다.
50대 이상이 부동산을 매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증가하는 희망퇴직이다. 대기업에서도 희망퇴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KT는 4,400명의 직원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50대 이상의 직장인들이 퇴직하면서 정기적인 소득이 끊기자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인들의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어,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커지는 3040의 부채 부담
현재 30~40대는 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지만, 이들의 재정 상태는 위태로운 편이다. 30대의 부채비율 중앙값은 자산 대비 49%, 40대는 32% 수준이다. 통계에 집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도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부채비율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한 경우, 약 4억 9천만 원이 대출인 셈이다.
고금리 시대에 이러한 대출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부동산 시장의 소비 여력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인구 절벽
전문가들은 환율과 금리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인구 감소를 지목하고 있다. 1세대 베이비붐 세대는 2023년에 이미 은퇴했으며, 2세대 역시 은퇴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구 감소다. 현재 한국의 출생아 수는 0.72명 수준으로,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2명에 한참 못 미친다. 향후 주택 매수세를 이끌어갈 30~40대 인구가 줄어들면서, 부동산 시장의 수요 감소는 불가피하다.

부동산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구조적으로 공급(50대 이상의 매도)은 증가하고 있지만, 핵심 매수층(30~40대)의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가격 하락이 우려된다. 단기적으로 토지거래허가제 해제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이를 근거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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