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임재현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가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이끄는 차세대 농업 혁신의 막을 올렸다.
25일 전국 최초로 공개된 농업 통합 플랫폼 ‘제주DA(Digital Agriculture, 디지털 농업)’는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전통 농업을 과학적 예측과 정밀 분석의 영역으로 전환시켜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전망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원장 고상환)은 이날 ‘디지털 전환 플랫폼 시연회’를 열고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 1단계 성과물인 통합 서비스를 처음 선보였다.
8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제주DA’는 34종의 농업 데이터를 수집·정제해 정책 수립과 농업인 의사 결정을 지원한다.
농업인들은 병해충 예찰 및 예보, 스마트 영농일지, 경영분석 리포트 등 맞춤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77개 지점에 설치된 디지털 해충감지기(디지털 트랩)가 해충을 자동으로 감지해 병해충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위치기반․음성인식 기술로 영농일지가 자동 기록된다. 주변 농가와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하는 기능도 갖췄다.
생산자 조직은 인공지능 기반 감귤 생산량·가격 예측 기능을 통해 출하량 조절 등 자율적 수급관리가 가능해진다. 정책실무자들은 작물 재배현황, 농가 고령화, 재해 현황 등 정밀 데이터를 시각화해 과학적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통합 서비스를 통해 생산량과 가격 예측 정보는 수급관리센터와 행정기관에 제공되고, 농업인에게는 20종의 영농정보가 통합 제공돼 농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는 급변하는 농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전국 최초로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을 접목한 미래 농업 기반 인프라 조성 및 단계적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 농업기술원에 농업디지털센터를 설립하고, 농업 데이터 수집·분석과 디지털 기술 연구개발을 통한 제주 농업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제주농업 디지털 전환기반 구축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2024-2025년)에서는 기본 정보 체계와 데이터베이스(정보 저장소) 구축, 2단계(2025-2026년)는 서비스 고도화와 기능 확장, 3단계(2027-2029년)는 인공지능(AI) 확대 도입과 고정밀 관측체계 구축으로 현장 적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시연회에는 오영훈 도지사를 비롯해 농산물수급관리연합회, 수급관리센터, 농업인단체, 유관기관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농업디지털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사업 추진 경과 보고와 ‘제주DA’ 핵심 기능 시연 영상이 상영됐다. 참석자들은 감귤 식재현황 분석부터 병해충 발생 예측, 영농일지 자동 기록, 생산량 예측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과정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오영훈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과학농업으로 전환할 시점임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민선 8기에서는 수급관리연합회를 중심으로 생산자 단체가 직접 농정을 이끄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고, 수급관리센터, 디지털센터, ‘제주DA 플랫폼’을 통해 그 약속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엔 하늘에 감사하며 농사를 지었지만, 이제는 과학에 감사하며 농업을 이어가는 시대가 왔다”며 “최근 감귤과 월동채소 가격 안정은 수급관리가 효과적으로 작동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오 지사는 “이 시스템은 농업인과 단체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고 활용할 때 진정한 의미가 있으며, 농업정보가 ‘모아진 정보’에서 ‘내 정보’가 되려면 모든 농가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제주DA’는 과학적 기반 위에서 생산자가 주체가 되는 농정 방향을 구체화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과학영농 정착과 지속가능한 농업 환경 조성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시연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제안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가뭄 대비 지하수 정보 및 관리 현황 공유 △감귤 품종 자동 식별 기능 △농약 가격 정보 제공을 통한 영농비 절감 △축산 분야 데이터 통합 △농협·품관원 등 유관기관과의 정보 연계 및 검증 등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 기능 추가를 요청했다.
특히 제주 스마트팜 시스템과 연계한 지역별 농업 환경 분석, 열과 피해를 겪지 않은 농가 데이터 활용을 통한 피해 예방 등 플랫폼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제안했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시연회에서 수렴된 농업인과 관계기관의 의견을 2단계 사업에 적극 반영해 ‘제주DA'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축산 분야와의 협업을 통한 데이터 확장, 지역별 세부 분석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며, 제주농업 디지털전환 2단계 사업을 통해 스마트 농업의 미래를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