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중국 인민은행이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에 62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구축) 사업에 쓰일 것으로 알려지며 일대일로 사업이 추진 단계로 본격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가 최근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해상 실크로드(일로)의 공동 건설을 추진하는 전망과 행동’을 발표한 것도 일대일로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읽히고 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13년에 직접 발표한 일대일로는 중국은 물론 인접 국가들까지 광범위하게 끌어들여야 하는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이중 ‘일대’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 구축으로 총 3개 방향으로 진행한다. 첫번째 방향은 중국에서 출발해 중앙아시아와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 닿는 구간이며, 두번째 방향은 중국과 중앙아시아, 서아시아를 거쳐 페르시아만과 지중해에 도착하는 구간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출발해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를 거쳐 인도양까지 연결되는 코스도 추진된다.
‘일로’는 21세기 해상 신실크로드를 가리키며 중점적인 방향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중국 상하이 등 주요 항구에서 출발해 중국 남해를 지나 인도양에 도착한 뒤 다시 유럽까지 연결되는 방향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 항구에서 출발해 남해를 지나 남태평양에 도착하는 방향이다.
이 같은 일대일로 사업에는 중국 외에 주변 60개국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의 총 인구수만 4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63%를 차지하며, 경제 총량은 21조 달러로 29%에 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일대일로 추진을 위해 400억 달러를 투자해 신실크로드 기금을 마련했으며 이와 별로도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도 100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AIIB에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전 세계 57개국이 이미 가입했다.
특히 중국이 이전의 고속 성장을 접고 7% 중속 성장, 이른바 신창타이(뉴노멀)를 선언한 만큼 일대일로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는 중국 경제의 새로운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민생증권 증권연구원 관칭여우 부원장은 “일대일로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만 1조400억위안(18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파키스탄을 공식 방문하기 직전인 지난 19일에는 현지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중국과 파키스탄을 잇는 경제회랑은 육해상 실크로드가 만나는 핵심에 있다”며 “이는 일대일로 정책에서 중대한 프로젝트”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경제 회랑은 일대일로의 핵심 프로젝트로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에 이르는 3000㎞ 구간에 철도와 도로, 가스관을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 외교 정정책의 핵심 키워드를 일대일로로 잡고 이를 위한 세계 각국과의 소통에 주력할 방침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달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일대일로는 중국의 독주곡이 아니라 세계 각국이 참여하는 교향곡이라고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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