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이소현 기자]중국 내륙의 험준 악산 가운데 하나인 허난성 러양시 라오쥔산(老君山)은 사람의 오금을 저리게 만드는 절벽 트래킹 코스로 유명하다. 해발 2천 미터가 넘는 깎아지른 듯 한 바위 절벽에 성인 허리 높이의 3단 난간이 산등성이를 빙 둘러 설치돼 있다다. 이 난간에 의지해 한 발 한 발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스릴감을 즐기러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런 아찔한 고난도 트래킹 코스에 미녀들이 나타났다. 모두 아찔한 빨간색 비키니 차림에 아슬아슬한 블랙 킬힐을 신고 말이다. 국제 비키니 미인 선발대회 중국 화중지역 결선대회였다. 결선에 오른 10명의 미녀들은 긴장감, 아니 공포감을 이겨내려는 듯 하나같이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앞 모습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심사위원단은 매정하게도 겁에 질린 미녀들에게 뒷 태를 보여 줄 것을 요구했다. 후들거리며 간신히 넘어 온 절벽 길을 다시금 손에 땀을 쥐어가며 조심그레 되짚어가던 한 미녀가 순간 삐끗 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20센티미터는 족히 넘는 킬힐이 벗겨져 서둘러 신을 고쳐 신고 워킹은 마무리했지만 런웨이 적응력 부족으로 감점은 불 보듯 뻔했다. 그녀는 울음을 터뜨렸다. 이쯤되면 이게 무슨 미녀 선발 대회인지 서커스단 입단 테스트인지 종잡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심사위원단은 미녀가 되려면 이 정도의 담력과 균형감은 필요하다고 여겼던 모양이다. 너무 위험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회 주최 측은 당당하게 반박했다. "수많은 미인대회가 얼굴과 몸매만 심사하는 것과 달리 두려움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진정한 미녀를 뽑고자 절벽 워킹을 테스트 했다. 이건 세상 그 어느 미인대회에도 없는 독특하고 어느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선발 기준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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