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병주 기자]미국 경제에 소비가 주춤하고 대신 저축이 증가하는 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올해 1·4분기 성장 전망을 하향 재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 대신 저축이 늘고 있는 현재의 추세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3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미국의 소비는 전월대비 0.1% 증가에 그쳐 저축이 더 강세임을 보여줬다. 지난 2월 근로자들의 임금이 0.4% 증가한 가운데 평균 저축률은 지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인 소득의 5.8%로 올랐다. 이 기간 미 유통과 외식업계의 매출이 3개월째 연속 감소세를 보였으며 소비되지 않고 저축된 돈이 약 7686억달러(약 854조원)로 상무부는 집계했다.
유가하락까지 겹쳐 소비할 수 있는 돈은 많은데 쓰지 않는 것이다. 2월 소비가 2개월 연속 감소 추세에서 소폭 반전은 됐다해도 물가상승을 고려할 때 소비재 구입과 서비스 이용은 10개월만에 감소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우선 소비가 부진한 것에 대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한파에 따른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 북동부의 폭설은 2월에 있었던 프레지던트 데이 연휴와 발렌타인 데이의 소비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따라서 5%에서 2.2%로 떨어진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4분기에 더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는 당초 1.1%에서 0.9%, 바클레이스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1.2% 및 1.5%에서 모두 1%로 하향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은 대체로 높은 1.8% 성장을 유지했다. 다행히 소비등 지표 부진에도 2월의 고용은 양호해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20만개 증가하면서 실업률은 1월의 5.7%에서 5.5%로 더 낮아졌다.
BNP 파리바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로라 로스너는 미 소비자들이 저축을 늘리는 것은 나쁘지 않다며 소비자 신뢰지수도 높고 고용 전망도 밝은 시기에 소비가 주춤하는 것을 마치 수수께끼에 비유했다. 주춤했던 2월의 지표에서 벗어나면서 바클레이스는 2·4분기에 소비가 다시 회복될 것으로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