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윤병주기자] 미국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을 탈환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예고한 가운데 이라크 정부군이 1일 밤(현지시간) 모술로 향하는 주요 거점 도시인 티크리트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서 주목된다.
미군의 지상전 전개를 위한 전초전 성격의 공격이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연합전선과 IS 간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 국영 TV인 알이라키야는 정부군이 수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티크리트에 대한 탈환 공격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공격에는 병력 2만7000명과 전투기 등이 동원됐으며, IS와 같은 종파인 수니파도 동참했다. 이라크군은 현재 티크리트 인근 마을 2곳을 탈환했고 티크리트로 계속 진격하고 있다.
티크리트는 살라헤딘주 주도이자 사담 후세인의 고향으로 모술에서는 200㎞ 정도 떨어져 있다. IS는 지난해 6월 이라크 제2 도시 모술을 점령하고 이후 남하해 티크리트까지 세력을 확대한 상태다. IS가 진주한 뒤부터 수니파 주민의 지지를 받는 반정부 세력의 근거지 역할을 했다. 미군이 모술을 탈환하려면 IS가 장악하고 있는 티크리트와 티크리트 북부의 또 다른 도시 바이지 등을 거쳐 가야 한다. 아울러 모술과 바그다드를 잇는 고속도로 중간에 위치해 있어 티크리트를 탈환하면 이라크 중부에서 북부로 통하는 IS의 보급로가 차단된다.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공격에 앞서 살라헤딘주의 또 다른 도시 사마라를 찾아 티크리트 공격 준비 상황을 점검한 뒤 “여러 방향에서 티크리트로 진격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IS에 협조했던 세력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정부군과 연대하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지난달 20일 모술 탈환 작전이 오는 4∼5월 중 개시될 예정이라고 세부 작전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은 그동안 군사고문 등을 파견해 이라크군을 훈련시켜 왔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티크리트 탈환 작전도 미국과의 합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IS가 모술 내에서 대대적인 문화재 파괴에 나서고, 미군의 탈환 작전에 대비해 모술 주변으로 폭 1.5m의 참호를 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격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IS가 티크리트를 떠나지 못한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삼아 저항 중이라고 밝혀 탈환 작전 과정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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