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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사회

과잉공급이어도 값은 오르는 우유 가격의 불편한 진실

현재 국내 우유 시장에선 시장논리가 작동하지 않아 우유 가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탓하며 가격 조정을 하지 않으면 소비자의 외면으로 업계가 공멸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낙농·축산업계와 우유업계의 입장은 ‘국내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원유 가격은 낙농가와 우유업체들이 2년에 한 번씩 합의해 생산비에 적정 이윤을 더하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다만 외국에선 젖소들이 목초지에서 ‘공짜’ 풀을 뜯어먹고 우리나라에선 사료를 먹기 때문에 원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원유는 우유업체에서 살균·가공 과정을 거쳐 포장용기에 담긴 후 대리점을 통해 대형마트 등 소매점으로 공급된다.

이런 가격형성 구조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논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으면 자연히 가격이 떨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원가와 마진이 보장되는 구조에서는 우유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에 대리점과 대형마트 등 소매점의 마진이 과다하다는 의견도 있다 .

농림축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관련 문제를 개선했다. 공급 물량이 많아지면 농민들과 원유 가격을 협상해 조정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유 재고가 사상 최고라는 지금도 우유 가격은은 여전히 내려가고 있지 않다. 우유를 저장용으로 가공한 탈지분유 재고량은 2014년 말 기준 1만8484t으로 전년 말(7328t)의 2.5배로 늘었다.

결국 낙농업계는 “생산비와 최소한의 마진만 붙였다”는 것이고 우유업체들은 “우유는 정말 마진이 안 남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서건호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어찌되었건 국내 우유 가격은 외국보다 두세 배 비싸고 치즈 같은 경우는 최대 5배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국내의 우유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우리 국민의 1인당 우유 소비량은 33.5kg(2013년)으로 2003년(38.2kg)보다 12.3%나 줄었다. 소비자들이 우유를 사지 않으면 결국 우유산업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 온다.

김민경 건국대 바이오산업공학과 교수는 “우유 소비량을 늘려 관련 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서든지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극단적으로 지금처럼 젖소를 도축하는 방식으로 가면 나중에는 또 공급 부족이 생겨 우유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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