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박해리 기자 | 글로벌 기업들이 ESG 경영의 핵심 과제로 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 관리, 즉 스코프 3(Scope 3) 배출량 감축에 대한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실사 지침 강화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기후 공시 의무화 움직임 등 국제적인 규제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은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에 대한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내부 역량 강화 차원을 넘어선, 공급망 전반의 생태계 변화를 요구하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이 직접 소유하거나 통제하지 않는 자산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 배출원을 포함하기 때문에 측정과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 원자재 공급업체, 제조 협력사, 운송 파트너, 최종 소비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이들의 탄소 데이터 취합과 검증은 상당한 기술적, 관리적 난관을 수반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와 리스크 관리를 평가하는 데 있어 스코프 3 배출량 감축 노력을 핵심 지표로 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실질적인 감축 목표 설정과 이행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데이터 통합 및 분석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급망 가시성 확보 및 탄소 배출량 추적 시스템 구축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공급망 파트너사들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저탄소 기술 도입을 지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는 등 공동의 노력을 전개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저탄소 경제에 맞게 전환하는 근본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금융 시장 역시 스코프 3 배출량 감축을 위한 기업의 노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SG 투자 가이드라인이 강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은 대출 및 투자 결정 시 기업의 공급망 탄소 관리 성과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친환경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미흡한 기업에게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녹색 금융 상품의 확대와 함께, 기업의 공급망 ESG 성과가 자본 조달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 규제 강화는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코프 3 배출량 관리의 복잡성을 넘어,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업만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제적인 대응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기업들은 단순한 규제 준수를 넘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