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반대그룹(Who Am I)이 예고했던 2차 원전 공격을 막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외부 인터넷 망을 차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수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본사를 비롯해 고리, 월성의 발전소 등에 연결된 외부 인터넷 망을 차단하는 조치를 지난 24일 밤부터 26일 아침까지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수원은 24일 저녁 10시께 각 부서에 내린 지침을 통해 26일 오전 8시까지 모든 인터넷 망을 끊고 컴퓨터에 연결돼 있는 랜 케이블을 뽑으라고 지시했다.
회사측은 "인터넷 차단 조치는 해커가 외부에서 발전소를 공격하는데 대비하고 내부자가 원전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는 등의 모든 가능성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그동안 한수원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사이버 공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던 점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대응이다.
인터넷 망을 차단해서 원전을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했다면 많은 인원이 성탄절 전후로 밤샘 비상근무를 설 필요도 없었다.
한수원은 결국 지난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인터넷 차단을 통해 해커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비상상황이 끝나 인터넷을 연결한 뒤 어떻게 해커들의 공격을 막아낼 지 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윤병주 기자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