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신동욱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의료기관 한 곳에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여러 병원을 전전한 환자들 보다 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이고, 의료비용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의 조비룡, 신동욱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2003년부터 2004년까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위험 질환으로 진단받은 4만7433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를 같은 의료기관을 방문한 정도(진료의 지속성 지표, continuity of care index)에 따라 높은 군과 낮은 군으로 나눈 후, 5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진료의 지속성'이 낮은 군이 높은 군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률은 1.57배, 뇌경색 발생률은 1.44배,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1.3배, 전체 사망률은 1.12배 높게 나타났다.
약제비를 제외하고 환자가 5년 동안 지출한 진료비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여러 의료기관을 다닌 환자들은 약 205만원을 지출한 반면, 한 의료기관을 다닌 환자들의 약 145만원을 지출했다. 특히 입원비용에서 차이가 많이 났다.
신동욱 교수는 "의사가 같은 환자를 지속적으로 보면 문제를 더 빨리 찾고, 예방상담 등의 진료를 더 잘 제공하며, 환자들이 자기 관리를 더 잘하고, 약물치료 권고를 더 잘 지키는 경향이 있다"며 "기존 연구에서는 한 의사에게 지속적으로 진료 받는 환자들이 고혈압이나 당뇨조절이 더 잘 되었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 연구는 그 연장선에서 사망률의 변화라는 최종적인 결과를 본 최초의 연구다"라고 말했다.
연구 책임자인 조비룡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한 의사에게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을수록 입원비용이 감소함으로써 전체 의료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사와 환자가 지속적인 관계를 통하여 신뢰관계와 만족도를 높이는 일차의료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국가의 만성질환 관리와 의료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료의 지속성'은 양질의 일차의료를 위해 중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지만, 실제로 한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 결과를 개선하고 의료비를 줄이는지에 대한 근거는 부족했다.
이 연구는 진료의 지속성이 질병관리와 의료비의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혔다는 것에 의의가 있으며, 일차의료에 관한 권위지인 미국 가정의학회지(Annals of Family Medicine)에 발표됐다.
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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