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검찰이 모뉴엘 대출사기 관련 무역보험공사 직원 연루에 대해 수사를 확대했다. (사진=무역보험공사 홈페이지 캡처)
검찰이 가전업체 '모뉴엘'의 수천억대 대출사기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가운데 한국무역보험공사 간부가 모뉴엘 측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정모 무역보험공사 영업총괄부장이 모뉴엘에 대한 보증업무를 담당하면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5일 무역보험공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정 부장은 2009년 1~12월 전자기계화학팀장을 맡아 모뉴엘 등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채권 보증 업무를 담당했으며, 모뉴엘이 수원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16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모뉴엘 박홍석(52·구속) 대표가 자금세탁 등을 통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뒤 그 중 일부를 금융기관 대출이나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서 발급 등과 관련한 로비 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모뉴엘 미국 법인과 홍콩 사무소 등에서 수출대금과 물량을 고의적으로 부풀리는 수법으로 허위 해외매출을 올린 뒤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에서 수천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뉴엘은 허위 해외매출 등을 근거로 국내 금융권에서 6745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잔액 역시 3200억여원에 달한다.
검찰은 정 부장 등 무역보험공사 간부들이 모뉴엘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보증업무를 처리해 준 것으로 보고 또 다른 무역보험공사 직원들도 수사 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정 부장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조만간 모뉴엘과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금품 로비 여부 및 보증업무 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모뉴엘에 대한 부실대출 의혹이 제기된 다른 은행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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