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한줌, 28g의 호두를 섭취하면 염증을 억제하고 치매와 심장병 등 만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식품영양학과 로저 클레멘스 교수는 지난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호두의 하루 적정 섭취량인 28g에는 알파리놀렌산이 2.5g 들어 있다"고 밝혔다.
알파리놀렌산(Alpha-linolenic Acid)은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으로서 체내에서 에이코사펜타엔산(EPA, eicosapentaenoic acid)와 도코사헥사엔산(DHA, docosahexaenoic acid)으로 전환되는 전구물질(Precursor)이다.
불포화 지방산은 포화 지방산과는 다르게 녹는점이 낮아 실온에서 액체로 존재하기 때문에 혈관 건강에 이로우며,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오메가-3 지방산은 인체 안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원활한 신진대사를 돕는다.
클레멘스 교수는 "호두와는 달리 아몬드ㆍ피스타치오ㆍ땅콩 같은 견과류엔 알파리놀렌산이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며 "비교적 알파리놀렌산이 많이 든 견과류인 피칸 28g에는 0.5g 정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한 알파리놀렌산의 10% 가량은 체내에서 EPA로 변환된다"며 "알파리놀렌산 자체도 염증을 억제하고 치매ㆍ심장병ㆍ뇌졸중 등 만성 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호두가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편 호두의 또 다른 성분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멜라토닌(melatonin)이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발 호르몬으로 주로 밤에 나와 '암흑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작용 외에 강력한 항(抗)산화작용도 지닌다. 멜라토닌의 항산화력은 비타민 E의 두 배에 달하며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클레멘스 교수는 "하룻밤 새 우리 몸에서 생성돼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은 3∼10㎎"이며 "호두 28g에는 약 1㎎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으므로 호두가 숙면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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