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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남원 실상사에서 통일신라 시대 선종사찰의 장고 확인

 

[데일리연합 남성현기자]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대한불교조계종 실상사와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올해 발굴조사한 남원 실상사(사적 제309호)에서 통일신라 시대 선종사찰 고원(庫院)시설인 장고(醬庫, 장과 독을 관리·보관하던 공간)가 확인되었다.

실상사 북쪽 담장 외곽구역에 위치한 장고는 정면 1칸 이상, 측면 3칸 규모의 통일신라 시대 건물지이다. 장고의 내부에서는 대형 항아리를 묻기 위한 수혈(竪穴, 구덩이) 38기가 확인되었는데, 폭 5.4m의 중심 칸에 4열씩 열을 맞추었다. 수혈 내부에서 확인된 항아리는 28기이며, 항아리 내부의 잔존시료는 분석을 의뢰한 상태이다. 항아리는 밑이 둥근 것과 편평한 것 등 여러 종류로, 입자가 고운 모래땅에 구덩이를 파고 점토를 바른 후 묻었다.

고원시설에 관한 문헌기록으로는 남송 시대 중국 선종사찰의 현황을 수록한 ‘오산십찰도’(13세기 중반)의 ‘장(醬)’, 고려 시대 ‘천보산회암사수조기’(14세기 초)의 ‘장고(醬庫)’가 전하며, 이번에 실상사에서 확인된 장고는 이 기록들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이번에 확인된 실상사 장고는 선종사찰 고원시설의 하나로, 통일신라 최초의 선종사찰이었던 실상사의 규모와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구이다. 아울러 중국 선종의 백장회해선사(百丈懷海禪師, 749~814년) 이후 선종의 독립과 청규(淸規, 선종 교단에서 지켜야 할 수도 규칙)를 중심으로 한 선종사찰 특유의 자급자족적 생활상에 대한 고고학적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극락전 주변의 현 수철화상 탑·탑비와 증각국사 탑·탑비의 하부에서 조선 시대 적석군(積石群)이 확인되었다. 또한 기존에 발굴된 고려 시대 실상사 원지 북쪽 구역에서는 고려 시대 배수로와 담장지, 석렬 등이, 실상사 남쪽구역에서는 조선 시대 건립된 문지(門址) 등도 조사되었다.

이번 발굴조사 성과는 27일 오후 2시 개최되는 학술자문회의에서 일반에게 공개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발굴조사 결과 확인된 유구와 유물의 처리방안과 발굴조사 완료지역에 대한 정비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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