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박혁진 기자]투르키 알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는 29일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다면 핵확산의 문을 열어주는 셈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투르키 왕자는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연 국제관계 포럼 '아산 플래넘 2015'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에만 너무 집착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사우디 정보국장과 주미대사 등을 지낸 그는 "10∼20년 동안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휴지기가 있었지만 세계가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란은 계속해서 농축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었고 무역 제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잘못된 방향으로 주도하고 있다"며 "미국은 자신들의 중동정책을 다시 생각해야만 신뢰받을 수 있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경쟁 관계에 있다. 특히 사우디는 미국 주도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의 중동 내 입지가 커질 것을 우려해 최근 견제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투르키 왕자는 "미국의 '피벗 투 이란'(pivot to Iran, 이란 중시) 정책의 결과로 진공 상태가 일어났다"며 "종파 간 갈등이 이란의 영향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이제 과격한 테러리스트들이 이 지역을 지배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최근 예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정부 전복 사태를 들며 "이란과 같은 강대국의 대리전을 각종 종파들이 치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중동지역에서 일어나는 정세를 보면 저희(사우디)가 거의 포위당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저희는 예멘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