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장우혁 기자 | 조국혁신당이 표방한 '성평등 공천' 원칙이 오히려 당의 본질적 개혁 과제를 가리는 연막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남녀 동수 공천이라는 상징적 조치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당 운영의 투명성과 민주성 강화라는 핵심 과제는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조국 대표는 지난해 창당 이후 "기득권 정치와의 단절"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공천 과정의 불투명성, 당원 참여 시스템의 형식화,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 등 기존 정당들이 보여온 고질병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봇물을 이루었었다.
'성비 맞추기'에 가려진 능력주의 논란
성평등 공천 자체는 긍정적 가치다. 문제는 그 실행 방식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일단 성비를 맞추고 보자"는 식의 접근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공천을 받았다는 내부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당직자는 "성별을 떠나 가장 유능하고 지역에 헌신할 인재를 찾는 것이 먼저인데, 숫자 맞추기에만 급급해 오히려 여성 후보들마저 '할당제 수혜자'로 폄하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공천 심사 기준과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했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이 당원들 사이에서 제기됐지만, 당 지도부는 "혁신적 결정"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되풀이했다.
당내 민주주의는 구호에 그쳤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당시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천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주요 정책 결정과 인사는 여전히 소수 지도부 중심으로 이뤄진다. 온라인 당원 투표 시스템은 만들어졌지만, 정작 중요한 사안은 '지도부 결정 사항'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 당원은 "당비를 내고 있지만 내 목소리가 당 운영에 반영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결국 조국 대표의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당내 토론 문화의 부재는 심각하다. 지도부 방침에 이견을 제시하면 "당의 단결을 해치는 행위"로 낙인찍히는 분위기 속에서, 건강한 내부 비판은 실종됐다. 이는 조국 대표가 그토록 비판했던 '민주당식 권위주의'와 무엇이 다른가.
재정 투명성, 여전히 불투명
진보 정당을 표방하면서도 재정 운용의 투명성은 기대 이하다. 당비 납부 현황, 후원금 사용 내역, 주요 지출 항목 등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다.
정치자금법에 따른 최소한의 공개는 하지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투명성 확보 노력은 보이지 않는다. "돈의 흐름이 보이지 않는 정당이 어떻게 권력의 부패를 감시하겠는가"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개혁의 본질을 잃은 정치 실험
조국혁신당의 문제는 성비 공천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전시 효과로만 활용하면서 진짜 혁신은 외면했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남녀 몇 대 몇'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정말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정치, 투명하고 민주적인 정당이다.
성평등은 당연히 추구해야 할 가치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본질적 개혁을 가리는 명분이 되어선 안 된다. 당내 민주주의 실현, 공천 과정 투명화, 재정 공개 강화, 당원 참여 실질화 등 시스템 개편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성비 공천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진정한 개혁당인가, 또 하나의 '정치 브랜드'인가
조국 대표는 검찰 개혁의 아이콘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러나 정당 운영에서마저 개혁의 본질을 놓친다면, 그것은 유권자에 대한 배신이다.
어떤 정당 전문가는 "혁신당은 '무엇과 싸울 것인가'는 명확한데, '어떻게 다를 것인가'에 대한 답은 여전히 모호하다"고 꼬집었다. 정치 쟁점화에는 능숙하지만, 정작 자기 조직의 혁신에는 무관심한 모습이다.
성비 논란을 넘어, 조국혁신당은 지금 근본적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는 정말 다른 정당인가, 아니면 이름만 바꾼 기존 정치의 복제판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결국 등을 돌릴 것이다.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실천으로 증명되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