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 Rimski-Korsakow의 Overture to the Opera “May Night”로 연주의 서두가 열렸다. 마치 80년대의 영화 한 장면의 음악을 듣는 듯 포근했는데,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음색이나 그 템포에 흔들림없이 김광현 지휘자의 손짓에 따라 움직였다. 완벽한 지휘자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 어떻게 오케스트라가 움직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리고 Sibelius Violin Concerto in D minor와 W. A. Mozart의 Piano Concerto No.23 in A minor, K. 488를 협연할 때에는 솔리스트가 안정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펼쳐내는데, 어떻게 오케스트라가 발 맞추어 나가야 할지를 그의 손 안에서 그려내었다. 또한 솔리스트 연주자가 오로지 자신의 악기와 순간 순간의 김광현 지휘자와의 아주 짧은 눈맞춤만으로도 모든 것이 동일시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P. I. Tschaikowski의 Symphony No. 6 in H minor, Op. 74에서는 그의 모든 지휘 인생이 담긴 듯 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마음을 여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법, 그리고 최상의 소리를 강압이 아닌 부드러움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고 오케스트라의 색채까지도 이미 파악한 그의 지휘봉은 지금 이 순간의 맞춤과도 같았다. 그의 열정이 묻어났던 연주를 끝으로 관객들은 작지만 강했던 동양인 지휘자 김광현의 카리스마와 그 손짓 하나하나가 그들의 마음이라는 캔버스에 터치하며 인상적인 그림을 완성한 보답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