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첼로와 피아노 사이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는 그 중심에서 때로는 그 주위에서 적절하게, 마치 재능이 보통인 자의 의미가 아닌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라는 중용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듯 그렇게 타 연주자들과 호흡하며 자신의 음을 펼쳐 나갔다.
특히 스타카토로 연주되는 부분과 트릴 부분에서는 바이올린이 가진 가벼움과 매력적인 부분들이 특히 도드라지면서도 화려함으로 곡 속의 음표 하나하나를 톡톡 튕겨내듯 정확하면서도 깔끔하게 그려내었다.
그리고 이어진 2악장에서는 첼리스트와 함께 서정적인 교감을 충분히 드러내며 첼로의 매력에 작은 보석알을 박듯 더 아름답게 연주를 이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3악장은 바이올린이 가진 쾌활함과 세련된 음색과 더불어 피아노연주자와 첼로연주자와 함께 각기의 매력을 서로 뒷받침하기도 하고, 때로는 도드라지면서 표현함으로써 삼중협주곡의 진가를 홀에 가득 메우며 관객들의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렇기에 독주로도 빛이 나던 그녀의 연주는 첼로와 피아노와 함께한 협주곡에서도 빛이 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의 연주는 관객 뿐 만 아니라, 함께 했던 협연자와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지휘자 모두에게 바이올리니스트 정상희의 진가를 보여줬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