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데일리연합 AI생성.
데일리연합 (SNSJTV) 임재현 기자 | 전 세계는 팬데믹 이후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복합적인 파고를 겪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은 물론,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망 안정성을 위협하며 각국의 경제 안보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동맹국 중심의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과 ‘니어쇼어링(Near-shoring)’ 전략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중대한 기로에 섰다.
이번 공급망 재편의 핵심은 과거 효율성 중심의 글로벌 분업 체계가 안보와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중시하는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핵심 광물 등 첨단 산업의 경우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내 생산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이는 비용 증가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외부 충격에 대비하려는 각국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자국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통해 막대한 보조금 지급을 명시했다. 이로 인해 한국 주요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은 미국 현지 투자를 확대하며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핵심원자재법(CRMA)을 통해 역내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며,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접근을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까다로운 현지 생산 및 규제 요건 준수라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5년 하반기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국내 주요 산업의 해외 생산 거점 다변화율은 전년 대비 평균 7%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업들이 특정 지역에 생산 시설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산업의 경우,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발표한 ‘2026년 핵심광물 비축 계획’에 따르면, 비축량이 전년 대비 15% 확대될 예정으로, 원자재 공급망 안정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러한 정책적 움직임은 국제 통상 규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하에서 자유로운 무역을 지향하는 원칙과 달리,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조치가 장기적으로 글로벌 무역 환경의 파편화를 심화시키고, 새로운 통상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WTO 무역기술장벽(TBT) 협정 관련 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단순히 경제적 차원을 넘어 안보, 기술, 환경 등 다방면에서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급변하는 공급망 환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예측 가능한 정책 지원과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을 유도해야 하며, 기업들은 단순히 생산 거점 다변화를 넘어 기술 초격차 확보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성 제고를 병행해야 한다.
2026년은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고립될지 결정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독자들은 정부의 공급망 안정화 전략 발표와 기업들의 투자 동향, 그리고 주요국의 통상 정책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