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6.03.27 (금)

  • 맑음강릉 21.2℃
  • 연무서울 17.8℃
  • 맑음인천 14.1℃
  • 맑음수원 16.8℃
  • 맑음청주 21.7℃
  • 맑음대전 19.4℃
  • 맑음대구 24.1℃
  • 맑음전주 18.8℃
  • 연무울산 18.7℃
  • 구름많음창원 21.5℃
  • 맑음광주 21.2℃
  • 연무부산 19.9℃
  • 맑음여수 19.1℃
  • 맑음제주 19.2℃
  • 맑음양평 20.0℃
  • 구름많음천안 19.6℃
  • 맑음경주시 23.7℃
기상청 제공

이슈·분석

[탐사기획] AI 패권 경쟁, ‘기술’ 넘어 ‘법·질서’ 전쟁…한국은 준비됐나

유엔 중심 ‘AI 글로벌 연합체’ 논의 본격화…입법 지연 속 한국, 산업화 기회와 리스크 교차

 

데일리연합 (SNSJTV) 김용두 기자 |  전 세계 인공지능(AI) 경쟁이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규제·질서 경쟁’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 확산, 그리고 AI 반도체 공급 병목 현상이 맞물리며, 각국은 산업 전략과 입법 체계를 동시에 재편하는 복합 국면에 진입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 역시 기술 경쟁력과 제도 설계 간 ‘속도 격차’ 문제에 직면했다.

 

현재 글로벌 AI 질서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양극 체제로 형성되고 있다. 미국은 민간 중심 혁신과 표준 선점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은 국가 주도형 데이터·플랫폼 통제를 기반으로 독자 생태계를 구축 중이다. 여기에 유럽연합은 AI Act를 통해 ‘규제 표준 수출’ 전략을 추진하며 제3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구도는 최근 United Nations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AI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이른바 ‘AI 연합체’ 구상으로 확장되고 있다. 핵심은 군사적 전용 가능성, 데이터 주권, 알고리즘 투명성 등 초국가적 문제를 단일 국가가 아닌 다자 협력 체계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AI 기술이 더 이상 산업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안보·외교·경제를 포괄하는 전략 자산으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러한 글로벌 질서 재편 속에서 한국의 입법 및 정책 대응이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AI 윤리 및 신뢰성 확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방향성을 제시했으나,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체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반면 EU는 AI Act를 통해 고위험 AI 시스템에 대한 사전 인증, 책임 규정, 데이터 관리 기준을 법제화하며 시장 진입 조건 자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도 구조 변화가 뚜렷하다.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에서 벗어나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기기 자체에서 AI를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했다. Microsoft는 ‘코파일럿 온 윈도우’를 통해 운영체제 레벨에서 AI 기능을 통합하고 있으며, Google 역시 자체 AI 칩과 모델 경량화를 병행하며 플랫폼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NVIDIA가 여전히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병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 및 HBM 생산 확대에 나서며 시장 재편을 시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진다. 단순히 메모리 반도체 강국에 머무를 것인지, 아니면 AI 생태계 전반으로 산업을 확장할 것인지의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AI 반도체-플랫폼-데이터-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구조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하드웨어 공급자 역할에 머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입법 영역에서는 세 가지 공백이 핵심 리스크로 지목된다. 첫째, AI 책임성과 관련된 법적 기준 부재다. 생성형 AI의 오류, 편향, 저작권 문제에 대한 책임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둘째, 데이터 활용과 보호 간 균형을 설계하는 법체계 미비다. 셋째, AI 인재 확보를 위한 이민·교육·산업 정책을 통합하는 입법 전략이 부족하다.

 

반면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유엔 중심 AI 연합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기술 신뢰성과 민주적 데이터 거버넌스를 강점으로 ‘중간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규범 설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다.

 

또한 산업적으로는 온디바이스 AI 확산이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한국은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기능을 제품에 직접 통합하는 ‘엣지 AI 산업화’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클라우드 AI 구조에 대한 대안적 모델이 될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동기화’다. 기술 발전 속도, 산업 전략, 입법 체계가 동일한 리듬으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어느 한 축의 지연이 전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현재 한국은 기술과 기업 경쟁력에서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법과 제도의 정합성 측면에서는 전환기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AI 패권 경쟁은 더 이상 기업 간 기술 싸움이 아니다. 국제 질서, 법, 윤리, 산업 구조가 결합된 ‘복합 전쟁’이다. 대한민국이 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투자와 함께 입법 속도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규범 형성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적 전환이 요구된다.


배너
배너



배너

SNS TV

더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