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김대영 기자 |국내 건설공사 계약액이 2년 연속 1분기 기준 감소세를 이어가며 건설산업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민간 부문의 위축과 수도권 대형사의 하락, 산업설비 부문의 급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건설공사 계약액은 총 60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3조1000억 원)보다 4.8% 줄어든 수치다. 2024년에도 전년 대비 7.9%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건설 수주 실적은 사실상 '이중하락(Double Dip)'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간 부문은 2024년에 15.0% 줄어든 데 이어 2025년에도 13.4% 감소했다. 반면 공공 부문은 2024년 10.1%, 2025년 12.0% 증가하며 하락 폭을 일부 방어했다. 정부의 SOC 및 공공주택 확대 정책이 일시적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민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전체 건설 시장의 위축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설비 부문은 두 해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4년 대형 산업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기저효과 이후, 2025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토목 전체 계약액도 동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 부문은 2024년 3.3%, 2025년 0.9% 각각 감소했다. 분양 시장 정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인허가 지연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공사 규모별로는 상위 50대 대형사의 계약액이 2년 연속 줄어든 반면, 300위권 이하 기업은 일부 반등하거나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민간 개발 위축의 공백을 지방 중소건설사가 메우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소재 본사 기업의 계약액이 2024년에 22.9% 급감한 데 이어, 2025년에도 12.3% 줄었다. 반면 비수도권 본사 기업은 2024년 20.9%, 2025년 5.0% 각각 증가하며 지방 중심의 산업 재편 가능성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공사 계약액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산업의 체온계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2년 연속 하락은 단기 조정이 아니라 민간 투자 위축과 수도권 대형사 의존 구조의 한계를 시사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사업 중심의 일시적 처방보다는 민간 투자 환경 개선과 인력·기술 확보, 지방분권형 수주 체계 정비 등 전방위적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관이 협력해 건설산업의 '질적 전환'을 이루지 못할 경우, 시장은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