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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가상자산거래소 '구멍 뚫린 내부통제'…금융당국, 5분 단위 자산 대조·다중 승인 의무화

 

데일리연합 (SNSJTV) 송동섭 기자 |  금융당국이 최근 발생한 '빗썸 오지급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체계를 시중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 수준으로 대폭 강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및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장부와 실제 자산을 5분 주기로 대조하는 상시 점검 시스템 도입을 골자로 한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가동된 '긴급대응반'의 점검 결과, 국내 주요 거래소들의 자산 관리 구조가 사실상 '수작업'과 '사후 확인'에 의존하고 있다는 치명적 약점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조사 대상 거래소 중 상당수가 장부상 수치와 실제 지갑 속 자산 보유량을 하루 단위로만 대조하고 있어, 오지급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차단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할 때 보안 관리의 심각한 공백으로 지적된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고액 자산이 유출되는 과정에서의 '견제와 균형' 상실이다. 조사 결과, 거래소 5곳 중 4곳은 이벤트 보상 등 담당자의 수작업이 필요한 '고위험 거래' 시 지급 계획과 실제 집행 내역을 자동 검증하는 시스템이 전무했다.

 

사실상 담당자나 부서장 단 한 명의 승인만으로 거액의 자산 출고가 가능한 구조였다는 점은 가상자산거래소가 그동안 외형적 성장에만 치중했을 뿐, 금융사로서의 기본적 내부통제(Internal Control)는 방치해 왔음을 보여준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2조)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앞으로 모든 거래소에 '다중 승인 체계'와 '제3자 교차 검증'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자산 입력 단계부터 담당자가 아닌 별도의 인원이 검증하고, 최종 집행 전 복수의 결정권자 승인을 거치도록 시스템을 개편한다.

 

또한 사고 징후 포착 시 즉시 거래를 멈추는 '비상 거래 차단 조치' 기준을 구체화하여, 제2의 빗썸 사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은행권의 고액 현금 인출 시 적용되는 엄격한 보안 프로토콜을 가상자산 업계에 이식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선안을 단순히 권고에 그치지 않고 '2단계 가상자산법' 입법 과정에 직접 반영하여 법적 강제성을 부여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회사 수준의 '표준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이행하도록 하고, 내부통제 위반 여부를 6개월마다 점검해 금융당국에 의무 보고하도록 하는 등 상시 감시망을 촘촘히 짤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빗썸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엄중한 제재 절차에 착수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제16조)

 

시장은 이번 조치가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중소 거래소들의 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과 운영 효율성 저하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 자산으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금융 수준의 신뢰도' 확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자산 대조 주기를 얼마나 단축했는지, 그리고 고위험 거래에 대한 다중 승인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향후 거래소 선택의 핵심 지표로 삼아야 한다.

 

결국 이번 사태 해결의 관건은 거래소들이 'IT 기업'이라는 자만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당국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시스템 안정성이 높은 대형 거래소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업계 전반의 보안 표준 상향 평준화가 가상자산 시장의 장기적 성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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