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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동주


3.1운동을 계승한 연변의 만세운동이 일어난 313일에 중국동포들이 가장 좋아하는 저항시인, 용정시 명동촌이 낳은 윤동주 시인을 영화로 만났다. 그날 영화상영후 중국동포와 한국인 백여 명과 함께 동포모니터링단 단장의 신분으로 동주 영화의 이준익 감독과 송몽규의 배역인 박정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조남철 전 총장과 함께 좌담회를 가졌다.

영화 동주 는 현재의 동주와 고등학생, 연희전문대생, 유학생 등 과거의 동주를 교차하며 보여주었다.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집에서 태어나고 함께 자란 동갑내기 동주와 몽규, 내성적이고 수집음 많은 동주와 달리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개의치 않고 행동하는 몽규, 동주는 이런 몽규의 모습이 부럽고 때론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동주의 삶과 죽음을 함께 한 평생의 벗 송몽규는 역사 속에 기록되지 않은 독립운동가로 이 시대의 깨어있는 등불이자 실천하는 행동가였다는 것을 영화를 통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두 사람은 일본 유학길에 오르고 일본으로 건너간 후 몽규는 독립운동에 더욱 매진하고 시대의 새로운 길을 꿈꾸며 동주는 시로써 자신의 신념을 굳건히 지키려 하는데 어둠의 시대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던 두 청춘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다.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환경을 겪고 있는 그 시대의 청춘들은 어떤 생각을 가졌고 어떤 삶을 지향했고 어떤 꿈을 꾸었는지, 또 그들의 아픔과 갈등은 무엇인지, 흑백 스크린 밖에서 숨죽여 지켜보았다.

윤동주는 영화의 주인공이지만 마치 송몽규의 그림자처럼 그의 인생의 궤도를 함께 한다. 윤동주의 인생은 송몽규와는 사뭇 다르다. 자화상, 쉽게 쓰여진 시 등에서 보여 지듯이 그는 송몽규에 비해 한걸음 물러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한다. 그의 고독감과 절망감을 그가 평생토록 썼던 시집에 담겨 하늘과 바람과 별과 , 그의 순국 8년 뒤 해방 후 발간될 수 있었다.

영화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지막 장면인 일본경찰이 몽규와 동주의 죄목에 서명을 하라고 하는 장면이다. 송몽규는 내가 이 죄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했어야 했는데 미처 이루기 전에 잡혀서 억울하고 슬프다고 외치고, 윤동주는 내가 이 죄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실천하지 못하고, 평생을 그림자처럼 살았다는 데 부끄럽다고 외치며 운다. 나라를 잃은 민족의 아픔을 절실하게 보여주었으며 그들의 인생에서 그들만이 느꼈을 수 있는 후회와 아쉬움을 보여준다.

초반부터 끝까지 영화는 동주와 몽규의 상반된 선택과 집중을 차분하게 부각시키는데 보는 관객들에게 시사를 던지는 것 같았다. ‘나는 과연 어느 편에 가까운 사람이었을까하는 생각을 줄곧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문인들은 오로지 문학에만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문인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회를 떠나 역사를 떠나 정치를 떠나 문학을 논한다는 것은 어쩌면 진정한 문학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자신은 문학에만 매진하는 동주보다 민족과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몽규가 더 가깝고 친근했다. 동주에게 묻혀있던 새롭게 떠오른 몽규라는 인물이 어쩌면 영화의 주인공보다 더 빛나는 조연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가까이에서 본 몽규의 배역인 박정민은 배역에 충실하기 위해서 룡정에 있는 윤동주의 생가과 송몽규의 묘지까지 찾아가는 헌신적인 배우였고 영화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사투리를 많이 구사한 것이 점수를 얻은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작년 여름에 윤동주 생가를 찾아갔던 일이 생각난다. 중국정부는 2012년에 6억을 투자하여 만평이나 되는 윤동주 생가를 복원하였는데 이전보다 훨씬 고풍스럽고 멋진 모습이었다. 중국조선족 애국시인 윤동주라는 대형 표지석과 담장, 대문 등을 새롭게 세웠고 정자, 시비, 전람관,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조각한 윤동주시비, 168평방메터 되는 윤동주 전람관 등을 주축으로 인행도 양켠에는 자연석과 경관 등에 조, 한 두가지 문자로 윤동주 시 119수를 새겨 넣고 있었다. 또 윤동주의 일생을 6개 부분으로 나눠 화폭에 담은 그림을 돌에 새긴 석판화, 대표작 서시와 함께 학사모를 쓴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새긴 석상등도 세웠다. 그 앞에서 많은 유람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윤동주 생가 뒤편에 있는 윤동주 시인이 늘 시를 읊었다는 문암골 선바위에도 올라갔었다. 선바위정상에 오르니 산 아래로 굽이굽이 육도하가 흐르고 저 멀리로 명동마을이 보였으며 용정 시내가 한눈에 안겨왔다. 선바위에서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은 없었다. 하지만 바람은 불고 있었다. 그리고 동주의 시도 남아있었다.

 

별헤는 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헤는 것은

쉬이 아츰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위기사에 대한 법적 문제는 길림신문 취재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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