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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연초 명품 주얼리 ‘기습 인상’ 확산…그라프 15%, 티파니 5~10% 조정

금값·환율 부담 vs “비싸도 산다” 과신…국내 소비자 신뢰 시험대
예물·웨딩 수요 겨냥한 인상, 체감 충격은 ‘타이밍’에서 발생
국제 금값 고점·원달러 환율 부담이 근거로 제시되지만, 설명은 부족
가격은 오르는데 서비스·수급은 그대로…‘배짱 장사’ 비판 재점화

 

데일리연합 (SNSJTV) 김용두 기자 |  영국 하이주얼리 브랜드 그라프 Graff(그라프)가 2월 18일부터 국내 일부 주얼리 품목 가격을 최대 15% 인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 Tiffany & Co.(티파니앤코)도 2월 26일 국내 가격을 5~10%가량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결혼 예물 시장에서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브랜드들이 연초부터 연쇄 인상에 가세하면서, ‘비싸도 산다는 배짱 장사’라는 비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라프는 로렌스 그라프 시그니처 컬렉션의 다이아몬드 반지 가격을 800만원 중반대에서 900만원 중반대로 100만원 가까이 올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파베 다이아몬드 밴드 역시 400만원대에서 500만원대로 15%가량 인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티파니앤코도 제품군 전반에서 5~10% 조정이 거론된다. 단순 인상 자체보다, 예물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예고가 짧은 조정’이 반복된다는 점이 소비자 반감을 키우는 지점이다.

 

브랜드들이 내세우는 가장 직접적 논리는 ‘원자재와 환율’이다. 실제로 국제 금 가격은 최근 고점 구간에서 변동성이 크고, 1월 사상 최고치 기록 이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도 2월 중순 1,440원대 수준이 거론된다. 원가와 환율이 동시에 부담이 되는 구조라는 설명 자체는 성립한다.

 

문제는 이 논리가 ‘소비자 눈높이’에서 충분히 검증되느냐이다. 하이주얼리는 금·다이아몬드 같은 재료비만으로 가격이 결정되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 희소성 관리, 글로벌 가격 정책, 매장 운영비와 인건비까지 복합 변수다. 결국 가격 인상은 “비싸졌으니 올린다”가 아니라 “왜 지금, 왜 이 폭으로, 왜 국내에서 먼저 체감되나”로 질문이 이동한다.

 

연초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는 배경에는 ‘글로벌 가격 정렬’이라는 관행도 있다. 본사가 국가별 가격 격차를 줄이거나, 병행수입·리셀 시장과의 가격 차이를 관리하려는 목적이 섞일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는 그 내부 논리를 알기 어렵다. 공지 방식이 촘촘하지 않거나 설명이 짧을수록 ‘기습 인상’ 인식이 커지고, “한국 시장을 만만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정서로 번진다.

 

시장 환경도 브랜드에 유리하게 움직여 왔다. 고가재 소비가 ‘실용’이 아니라 ‘자산화·상징소비’로 읽히면서, 가격이 오를수록 구매를 서두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른바 베블런 효과가 작동하는 구간이다. 다만 이 효과는 소비 심리가 꺾일 때 급격히 반전될 수 있다.

 

웨딩·예물 수요처럼 ‘필수 지출로 체감되는 고가 소비’에서는 특히 반발이 크다. “결혼 준비 비용이 구조적으로 비정상화됐다”는 피로감이 누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번 흐름은 그라프·티파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샤넬 Chanel(샤넬), 디올 Dior(디올)도 연초 인상 소식이 이어졌고, 까르띠에 Cartier(까르띠에)는 1월 27일 국내 가격을 약 8% 수준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 Damiani(다미아니)도 2월 9일 전 제품 평균 8~10% 인상이 거론됐다. 업계 전반의 ‘상향 평준화’가 진행되는 모양새다.

 

여기서 적정성 논쟁은 두 갈래로 갈린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자재·환율·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반대편에서는 가격 인상 속도에 비해,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이나 A/S 정책, 구매 대기 시스템의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가격’만 프리미엄이고 ‘소비자 경험’은 프리미엄이 아니라는 불만이다.

 

비판적 관점에서 핵심은 “인상 자체를 막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설명의 책임을 다했느냐”다. 예물 시장에서 특히 민감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예고 기간을 늘리고, 인상 품목과 폭을 투명하게 고지하며, 최소한의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방식이 아니면 ‘기습’ 프레임은 반복된다.

 

장기적으로는 리셀·중고 시장 확대로 본매장 판매가 잠식되거나,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연초 인상 행렬은 ‘비싸도 산다’는 과신인지, 원가·환율 압력을 반영한 조정인지가 아니라, 두 요소가 결합된 결과로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다만 국민적 눈높이에서 수용되려면 전제가 필요하다.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공지의 투명성과 고객 정책의 정교함도 같이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인상은 매번 정당화되더라도 매번 반감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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