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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이슈) 국회, ‘법왜곡죄’ 포함 형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판·검사 법 적용 왜곡 시 형사처벌 신설… 사법제도 전환점 되나

 

데일리연합 (SNSJTV) 이권희 기자 | 서울 여의도 국회 제43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26일 오후 ‘법왜곡죄’를 포함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이 여당 주도로 가결됐다. 재석 의원 170명 가운데 찬성 163명, 반대 3명, 기권 4명으로 처리됐다. 필리버스터를 전개했던 야당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관련 3법 가운데 첫 번째 법안으로 처리됐다. 법안 통과 전 여당은 본회의 직전 수정안을 마련해 적용 범위와 조문을 구체화했으나, 향후 법 적용과 사법 독립성 논란을 둘러싼 후폭풍이 예고된다. 

 

개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형법에 ‘법왜곡죄’ 조항을 신설한 점이다. 법왜곡죄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 형사사건에서 판사·검사 또는 사건 관련 수사관이 법령 적용 요건을 따르지 않고 의도적으로 재판·수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

  • 증거의 인멸·은닉·위조·변조 또는 위·변조된 증거를 재판·수사에 사용한 경우

  • 적법한 증거가 없음에도 범죄사실을 인정하는 등 법적 요건을 고의로 무시했을 때
    이들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및 10년 이하 자격정지가 부과된다. 

 

수정안은 적용 대상을 민사·행정 사건이 아닌 형사사건으로 한정하고, 법왜곡 행위 조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해 불명확성을 줄이려 했다.

 

함께 통과된 조항 중 하나는 간첩죄 적용 범위 확대다. 기존 ‘적국(북한)’ 중심이던 간첩죄 구성요건을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넓혀, 산업기술·기밀 유출 등 다양한 외국 관련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민주당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형법 원안은 여러 조항이 포함됐으나, 위헌 소지와 조문 명확성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에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 수정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당론으로 채택해 본회의에 상정했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여당 간사 등 일부 여당 의원들은 원안 고수 입장을 유지하며 표결에 불참하는 등 당내 이견이 드러났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법안 저지를 시도했으나 재적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표결을 강행했다.

 

법왜곡죄 도입은 책임 있는 사법 집행과 국민 신뢰 제고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일면 긍정적 시각을 얻는다. 판·검사의 법 적용이 부당하거나 의도적으로 왜곡됐을 때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점은 형사사법 체계의 엄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첫째, 사법 독립성 문제가 제기된다. 판사와 검사의 재량과 판단 행위가 형벌 위험에 노출될 경우, 법률 해석과 사실 판단의 자유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법부의 독립 원칙과 무죄 추정의 원칙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다. 

 

둘째, 법 조항의 추상성과 광범위성에 대한 지적이다. ‘법을 왜곡했다’는 개념 자체가 법리적으로 명확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어, 입법 당시 명확성 요건(헌법상 명확성 원칙)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셋째, 실효성 논란도 존재한다. 처벌 조항이 도입되더라도 실제로 법왜곡 행위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고소·고발 남발로 인한 법적 분쟁의 양산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왜곡죄 처리 이후 국회는 이어지는 사법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예고했다. 재판소원제 도입법, 대법관 증원 법안 등도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으며, 이들 법안 역시 사법 기능과 권한, 책임의 재구조화를 둘러싼 논쟁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시민사회는 법왜곡죄 도입 자체에 대해 찬반을 떠나, 그 운영 과정과 실질적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그리고 사법 독립과 법적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물론 법조윤리와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은 과제지만, 입법의 완성도와 실질적 적용 가능성을 놓고 추가적인 숙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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