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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사법개혁 3법, 권력 통제인가 사법 장악인가…24일 본회의 분수령

재판소원·법왜곡죄·대법관 증원 논쟁 속 “국민 기본권 보호와 책임성 강화가 핵심”

 

데일리연합 (SNSJTV) 장우혁 칼럼리스트 |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판소원 도입,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증원 등을 포함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에 대해 재차 우려를 표명하면서 사법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입법 논의는 단순히 사법부 권한의 문제를 넘어, 사법 통제 구조와 국민 기본권 보장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관한 구조적 질문이라는 점에서 보다 입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 왜 사법개혁이 논의되는가

사법개혁 논의의 출발점은 사법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필요성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법 독립의 핵심 원칙이지만, 동시에 사법 판단이 헌법 질서와 충돌할 경우 이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제기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과거 양승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강제징용 판결 이후 외교·행정부와의 충돌, 주요 정치·사회 사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재판 불신’ 문제가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법원의 판단에 대한 최종적 헌법 통제 장치가 충분한가”라는 질문이 제기됐고, 그 대안으로 재판소원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우리 헌법 제111조는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위헌법률심판, 탄핵, 정당해산, 권한쟁의, 헌법소원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다만 헌법소원은 법원의 ‘재판’ 그 자체를 직접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로 인해 “재판에 의해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최종 구제수단이 제한된다”는 비판이 존재해 왔다. 재판소원 도입 주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 재판소원, 헌법 구조와의 충돌인가 보완인가

대법원은 독일 사례와 우리 헌법 구조의 차이를 지적하며 신중론을 펴고 있다. 독일 기본법은 연방헌법재판소를 사법부의 일부로 규정하지만, 한국 헌법은 법원(제101조)과 헌법재판소(제111조)를 별도 기관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역시 헌법기관으로서 국민 기본권 보장의 최후 보루라는 점에서, 재판소원 도입이 곧 ‘법원 위에 군림하는 구조’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헌법 개정이 필요한지 여부는 입법 기술과 권한 배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제한적 재판소원, 즉 중대한 헌법 침해가 명백한 경우에만 허용하는 방식 등 다양한 설계가 가능하다.

 

핵심 쟁점은 권력 장악 여부가 아니라, 사법 판단에 대한 헌법적 통제의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있다.

 

■ 법왜곡죄 논란과 책임성 문제

법왜곡죄는 판사·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왜곡 적용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내용이다. 반대 측은 구성요건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상급심에서 판단이 뒤집힐 경우까지 형사 책임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이는 헌법 제103조의 사법 독립 침해 가능성과 연결된다.

 

그러나 찬성 측은 고의적·중대한 법령 왜곡 행위와 단순 법리 판단 차이를 엄격히 구분한다는 전제를 둔다. 형법상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 기존 범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용 왜곡이라는 특수 영역에 대한 책임 규정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배경에 있다. 특히 검찰권 남용, 기소권 독점 문제와 맞물려 “권한에는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문화하자는 취지다.

 

입법 과정에서 구성요건의 명확성(헌법 제12조 적법절차 원칙, 제13조 형벌 명확성 원칙)을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위헌 소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개혁론자들의 입장이다.

 

■ 대법관 증원과 ‘코트 패킹’ 논쟁

대법관 증원은 사건 적체 해소와 전문성 강화가 명분이다. 현재 대법원은 연간 수만 건의 사건을 처리하며, 심리불속행 기각 비율이 높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법관 수를 늘려 심리를 충실히 하자는 주장은 사법 서비스의 질 개선이라는 논리와 맞닿아 있다.

 

반면 반대 측은 대법관 증원이 정치적 균형을 변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대법관은 헌법 제104조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되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되어 있어, 일방적 권력 장악 구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인사 구조의 투명성과 다양성 확보가 병행된다면, 사법 대표성 확대라는 측면도 존재한다.

 

■ 왜 이번 회기 내 처리가 논의되는가

24일 국회 본회의 처리는 정치적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사법개혁은 장기간 논의됐으나 번번이 제도화 단계에서 좌초돼 왔다. 입법이 지연될 경우, 구조 개편 논의 자체가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개혁론자들은 사법 신뢰 회복이 지체될수록 국민의 기본권 구제 체계에 대한 불신이 심화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재판 지연, 법 적용의 예측 가능성 문제, 권한 집중 구조에 대한 비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제도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다만 속도전이 아닌 정교한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점 역시 중요하다. 헌법 개정 필요 여부, 구성요건 명확성, 권한 충돌 방지 장치 등은 충분한 토론을 통해 보완돼야 한다.

 

■ 검찰개혁과의 연결성

검찰개혁은 기소권·수사권 분리, 직접수사 축소, 공수처 설치 등으로 이미 일정 부분 진행됐다. 그러나 여전히 검찰의 기소독점 구조와 재판 단계에서의 영향력 문제는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존재한다. 법왜곡죄 논의는 단순히 판사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검사 권한에 대한 통제 장치와도 연결돼 있다.

 

결국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은 권력 분산과 책임성 강화라는 공통 축 위에 놓여 있다. 핵심은 특정 기관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헌법 질서 안에서 권한과 통제의 균형을 재설계하는 데 있다.

 

사법개혁 3법은 단순한 제도 변경이 아니라, 사법 통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관한 헌정 질서의 문제다. 반대 측의 우려처럼 사법 독립 침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동시에, 국민 기본권 보장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 역시 외면하기 어렵다.

 

24일 본회의 처리는 정치적 공방을 넘어, 헌법 원칙·권력 분립·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기준 아래 판단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찬반 구호가 아니라, 헌법적 정합성과 국민 권익 증진이라는 실질적 기준이다. 제도 설계의 정교함과 민주적 통제의 균형이 확보될 때, 이번 개혁 논의는 권력 투쟁이 아닌 사법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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