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박해리 기자 | 2025년 10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요구가 고조되는 가운데, ESG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와 규제 기관이 공시 의무를 강화하면서, 기업들은 지속가능성 보고의 정확성에 대한 압박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그린워싱' 논란을 해소하고 진정한 ESG 성과를 검증하기 위한 AI 기술의 역할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국제회계기준(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S1, S2) 도입 등은 기업들에게 재무 정보만큼이나 ESG 정보의 체계적이고 신뢰성 있는 공개를 요구한다. 이는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 전략과 실제 성과가 일치하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의 데이터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 보고하는 과정에서 정확성과 효율성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규제 환경 변화와 함께, 그린워싱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린워싱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 친화적이지 않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도, 친환경적 또는 사회적 책임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해하고, 소비자들을 오도하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들어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당국의 감시와 시민 사회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기업들은 허위 또는 과장된 ESG 주장에 대해 더욱 큰 법적, 평판적 위험을 감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은 ESG 데이터의 투명성을 높이고 그린워싱을 방지하는 강력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AI 및 머신러닝 기술은 기업의 방대한 보고서, 뉴스 기사, 소셜 미디어 데이터 등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하여 ESG 관련 주장과 실제 행동 간의 불일치를 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이 환경 친화적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오염 물질 배출량이 증가하거나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례를 AI가 자동으로 식별해내는 방식이다. 이는 인간의 분석으로는 한계가 있는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패턴 인식에 강점을 가진다.

AI 기반 ESG 검증 시스템은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일관된 평가 기준을 적용하여 편향성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기업은 자사의 ESG 노력을 더욱 투명하게 입증할 수 있다. 그러나 AI 기술 또한 데이터의 품질, 알고리즘의 편향성, 그리고 해석의 윤리적 문제와 같은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인간의 전문적인 감독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ESG 공시 의무가 강화되고 그린워싱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는 현 시점에서 AI 기술은 ESG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투명한 지속가능 경영 환경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술적인 진보와 더불어 인간의 윤리적 판단과 책임 있는 거버넌스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정한 ESG 가치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기업과 투자자, 규제 당국 모두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그 한계를 인식하고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