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월간, 한국뉴스신문) 이성용 기자 |
정영수(충북대 교육학과 명예교수)
유명한 고전 동화 중에 안델센의 ‘황제의 새로운 옷’이야기가 있다. 벌거벗은 임금님의 행차를 바라보고 침묵하는 길거리 사람들, 임금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아첨하는 신하들, 그리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외친 어린아이가 등장한다. 눈에 보이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말할 수 있었던 때 묻지 않은 어린아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알리고 싶어했던 그 어린아이의 오래전 외침이 지금 이곳에서 귓가에 맴돈다.
우리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권교체와 정권 재창출의 양 갈래 길에 서 있다. 첫째는 정권교체를 위해 야당을 지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여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둘째는 양당 후보와 여당 후보가 국가 통치 경영자로서 역량과 자질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실적으로는 정당정치의 현실에 비추어 후보가 어느 정당에 소속되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하여 선택한다. 실상 후보의 인물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단순하지만 내가 많은 정보를 찾아보고 선택하는 것보다 훨씬 선택의 타당성을 보장할 수 있다. 정당은 나름의 고유한 이념적 성격과 독특한 사상적 배경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정책 수립의 방향을 결정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들 대다수는 대선 후보가 과연 국가통치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유 민주주주의적 헌법 가치와 국가관이 있는지, 또한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역량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 나아가서 글로벌 국제사회에서 국가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내가 선택한 대통령이 존경받을 만하고 믿을 만하며 교육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본받을만한 모델이 되는 지도자이기를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리더십은 나라의 국격과 흥망 성쇄를 결정짓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래 지난 4년 남짓 대한민국의 역사는 실패한 리더십과 탈진실의 정치가 얼마나 국민들을 분열시켜왔는지, 또 혼돈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는지를 생생히 보여주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청와대는 실패한 지도자를 옹호하고 국민 앞에서 자화자찬하며 치적을 자랑하는가 하면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속시원한 해명이 아니라, 구차한 변명만을 반복함으로써 피로감을 누적시켜왔던 것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는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도록 올바른 리더십과 통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국격과 긍지심을 높이는 역사 인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자랑스런 자유대한민국의 역사를 국민의 마음 속에 간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국격을 높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회복시켜야 한다.
셋째, 상대적 박탈감을 갖고 일자리 터전을 잃어버린 민중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 관심을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네째,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하고 미래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 바로 세우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다섯째, 융성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인구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섯째, 청소년 세대의 꿈을 갖게 하는 정책을 기업정책과 연동하여 펼치고 미래 꿈을 키워주는 일자리 창출에 힘써야 한다.
일곱째, 세계 경제와 국가 부도 위기에 대비하여 경제 르네상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여덟째, 건전한 인권정책을 수립하여 급진적 페미니즘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진정으로 동성애자의 애환을 공감하며, 진정으로 돕는 길이 무엇인지를 돕는다.
아홉째, 인공지능과 위드코로나 시대를 지배할 수 있는 휴리스틱 창조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삶의 문화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열번째, 적극적 국제관계와 외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력을 신장시켜 나가는 정책을 펼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통일을 위해 북한 주민에 대한 적극적인 복지 정책을 수립한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후보가 알아야 할 국가조직 통치와 성공적 경영을 위한 일곱 가지 조건을 소개한다(Tribus의 조직성공의 7대 요소). 이를테면, 리더가 갖추어야 할 성공적 경영 요인들은 <철학-비전-전략-기술-자원- 보상-조직>을 의미한다.
첫째 리더는 철학이 분명해야 한다. 철학은 리더의 인식과 삶의 양식을 규정짓는 인간관 도덕 가치관, 사회관 국가관 등을 뜻한다. 이러한 철학이 없다면 추종자가 생기지 않든가 아니면 따르던 추종자가 떠난다.
둘째, 비전이 명료해야 한다.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확고한 꿈과 비전이다. 비전은 비전은 구체화된 꿈이다. 비전은 리더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며 지향점이다. 확고한 비전은 구성원들의 의욕을 불러 일으키고 구성원으로 하여금 그 비전을 위해 일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비전이 분명할 때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반드시 정직성, 진정성을 갖고 법에서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결정을 할 수 있다. 비전이 희미하거나 분명하지 않으면 의사결정을 하는 데 구성원들은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셋째, 전략이 있어야 한다. 전략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큰 밑 그림이다. 전략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출발점을 찾지 못하게 된다.
넷째, 기술(전술)이다 전술이 없다면 우려하며 우왕좌왕하게 된다. 제각기 분열하고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다섯째, 자원이다. 필요로 하는 자원이 없다면 좌절하기 쉽고 의욕이 상실될 수 있다.
여섯째, 보상이다. 보상이 결여 되면 지속적인 충성심이 줄어들기 십상이고 씁쓸한 기분이 들게 된다.
일곱째, 조직이다. 조직이 취약하다면 업무들 간 조정이 어렵고 일체 대한 책임감이 떨어지게 되어 비효율성을 초래하게 된다.
변화에 대한 기대; 성공적인 대통령을 위하여
대통령의 공약은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갖게 한다. 그러나 비전이 없는 대통령의 공약은 공허한 정치적 표어에 불과하다. 공약이 허황된 꿈이 되지 않기 위해서 리더를 포함한 정책팀은 지속적으로 학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습을 게을리 하면, 쉽사리 리더십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 비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비전은 공상, 허황된 꿈, 야심, 욕망으로 변질되고 거짓환상을 신봉하게 된다. 또한 권력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권한은 권력으로 변질된다.
권력의 맛을 보면 그 권력은 아주 매력적이어서 포기하지 못한다. 이러한 변질을 막기 위해서는 섬김과 배려 서번트십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른 한편, 책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책임은 부담감으로 바뀌어진다.
이렇게 되면 일에 대한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고 변명하게 되고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하거나 일을 회피하고 일로부터 도피하게 된다. 나아가서 무책임 무감각한 증상을 보이게 된다.
성공한 리더는 긍정적 변이를 꾸준히 지속한다. 책임은 서번트십으로 발전시켜 나가며, 권한은 존경받는 권위로, 비전은 희망과 기대로 나아가게 된다. 지도자는 끊임없이 자기 껍데기를 벗어버리려는 노력을 통해서 번데기에서 나비가 되어 자유롭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부정적 변이를 거듭한 결과는 책임이 변질되어 인기를 얻는 도구가 되며, 퍼포먼스를 통한 자랑을 연출하게 된다. 권한은 권력으로 변하여 독재가 되고, 비전은 개인주의적인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가 된다. 부정적 변질이 되어가는 리더의 주변 사람들은 침묵하거나 방관하게 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존경받는 지도자, 교육적 모델로서의 대통령을 갖지 못했다. 이제 그러한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희망한다. 대통령의 정의로운 판단과 정직한 행동을 준거로 삼아 국민이 자신있게 자녀와 학생에게 무엇을 교육할 것인지를 알게 되고 국가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교육의 정의를 뿌리내리고 교육의 본질이 되살아나게 하는 새 대통령이기를 바란다. 우리 민족 모두에게 정직한 교육적 모델의 상징으로서 마음속 깊이 기억될 수 있는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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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교육학박사(교육행정 교육정책 전공), 현) 충북대학교 교육학과 명예교수, 월간 한국뉴스수석고문, 진리와자유포럼 상임공동대표, 미래교육포럼 대표, 전) 사단법인 한국학교교육연구원 원장, 한국교육행정학회장, 한국교원교육학회장, 한국고등교육학회장, 교육부정책중점연구소 한국지방교육연구소장, 충북대 교무처장, 동아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연구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