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타임즈M) 장성규 기자 | 미국 블록체인 시장은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국가 금융 경쟁력의 핵심 보루로 안착했다. 미국 시장의 지형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친(親) 크립토' 정책과 기관 자본의 대규모 유입이 결합하며 전례 없는 팽창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성장 뒤에는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의 본질적 가치와 '국가 전략 자산화'라는 권력의 논리가 충돌하는 기묘한 모순점이 공존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 미국 블록체인 시장을 움직이는 주도 세력은 더 이상 초기 개발자나 개인 투자자가 아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넘어 이더리움, 솔라나 등 알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을 장악한 블랙록(BlackRock) 등 대형 자산운용사와,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명문화한 미 정부가 시장의 절대적인 향방을 결정하고 있다.
특히 2025년 초 시행된 SAB 121 규제 폐지는 은행권이 고객의 디지털 자산을 직접 수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며, 제도권 금융과 블록체인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뜨렸다. (자본시장법 제159조 및 미 연방행정명령 제14067호 보완안)
현재 미국 시장에서 블록체인은 크게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첫째는 달러 패권을 보완하는 '디지털 골드'로서의 역할이다. 미 정부의 비트코인 비축 정책은 달러의 가치 하락에 대비한 전략적 헤지 수단으로 작용하며 비트코인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둘째는 실물 자산(RWA)의 토큰화(Tokenization)를 통한 금융 인프라 혁신이다. 2025년 9월 기준, 미 국채와 부동산 등 수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온체인(On-chain)으로 발행되어 거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미 증권법 제5조 및 관련 시행령)
하지만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심각한 논리적 모순이 발견된다. 블록체인의 탄생 철학은 '중앙 집중적 통제로부터의 자유'였으나, 현재 미 주도 세력이 추진하는 방식은 오히려 '블록체인의 제도적 포섭'에 가깝다. 2025년 7월 서명된 GENIUS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강력한 연방 정부의 통제권을 부여했으며, 이는 익명성과 자유로운 전송이라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국가의 감시 체계 아래 두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표방하는 '크립토 수도(Crypto Capital)' 비전은 미국 중심의 독점적 규범을 전 세계에 강요함으로써, 블록체인이 가진 국경 없는 개방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시장 주도권이 대형 금융사와 정부에 집중되면서, 초기 생태계를 구축했던 혁신가들은 오히려 강력한 KYC(본인인증)와 보고 의무라는 규제의 덫에 갇히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28조 및 미 특정금융정보법(BSA))
미국 블록체인 시장의 거대화는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미국으로 집중시키는 '블랙홀' 효과를 낳고 있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도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041190)나 가상자산 사업을 확장 중인 한화투자증권(003530) 등 관련주들은 미 시장의 규제 완화 소식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독자들은 향후 미 연준(Fed)이 추진 중인 '도매형 CBDC'와 민간 스테이블코인 간의 패권 다툼, 그리고앞으로 예정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추가적인 알트코인 증권성 판단 가이드라인을 주시해야 한다.
결국 미국 블록체인 시장은 '혁신의 수용'이라는 미명 아래 '자본의 길들이기'가 진행되는 치열한 전장이다. 블록체인이 진정한 기술적 해방을 가져올지, 아니면 거대 자본의 새로운 수익 창출 도구로 전락할지는 주도 세력이 이 모순적 구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