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20일, 클래식 음악과 음악인의 중심지인 오스트리아 비엔나. 빈 소년 합창단의 주 무대로 잘 알려진 Muth홀에서 피아니스트 오윤아가 Euro Sinfonietta Wien과의 협연으로 관객을 찾아왔다.

R. Schumann의 유일한 피아노 협주곡인 Piano Concerto in a minor, Op. 54는 그 시작부터 사람의 가슴을 훑고 가는 듯한 멜로디로 늘 필자에게 기억된다. 늘 들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오늘 피아니스트 오윤아가 비엔나의 중심에서 어떻게 들려줄지에 대해 관객들의 모든 시선이 쏠렸다. 1악장에서는 그 시작이 무언가 구슬프고 비 오는 창밖의 쓸쓸한 풍경을 보지만, 실내의 잠잠함과 고요함이 대조되는 듯한 그런 선율로 마음을 사로잡았다. 말미에서의 카덴차에서 오롯이 피아노의 선율만 있었지만 그 속에서 퍼져 나오는 웅장함은 무언가 잘 정돈되면서도 절제된 화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2악장은 사랑스럽게도 시작되는 유려한 음색의 흐름과 함께 피아니스트 오윤아의 감정선 역시 흘러나오면 오케스트라까지도 리드하는 듯 했다. 바로 이어진 3악장에서도 곡의 분위기를 하나로 특정 지을 수 없을 만큼 풍부했다. 변화무쌍한 흐름 속에서 피아니스트 오윤아는 기교적인 면에서도 깔끔하고도 완벽했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가진 음악성의 풍부함을 더 드러내어 한층 곡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오늘 그녀의 연주는 슈만의 향기가 느껴졌다. 단 하나의 피아노 협주곡만을 남긴 그에게 있어서도 오늘의 연주는 인상깊게 들렸을 것 같다. 웅장함과 섬세함, 그리고 때로는 구슬픔의 감정까지 슈만 특유의 그 아우라가 그녀의 손끝 사이로 흘러나왔던 오늘의 연주는 비엔나 시민들에게도 가슴 깊이 담겨지지 않았을까.
SMCM예술통신_비엔나 이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