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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통신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 우크라이나 카르코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2017.02.12]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 우크라이나 카르코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지난 2월12일, 차가운 겨울의 날 선 듯한 바람으로 가득하지만 그럴수록 채워지지 않는 마음과 정신을 채우는 클래식의 선율은 많은 카르코프 시민들의 발길을 카르코프 필하모닉 홀로 이끌었다. 때로는 찌르는 듯한 공기보다도 더 파고드는 듯, 그리고 때로는 온 몸을 얼어붙게 만드는 바람보다도 더 인간의 아픔과 슬픔을 얼어붙게 만드는 음악의 힘을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는 현장이 바로 펼쳐지고 있었다. 바로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이 우크라이나의 대표적인 오케스트라인 카르코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그리고 상임 지휘자 유리 얀코의 지휘 아래,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번을 선보였다.
1806년 안 데어 빈 극장에서 프란츠 클레멘트의 독주 바이올린으로 초연되었던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품 61번은 세계의 명기라 일컬어지는 스트라드 바리우스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시기에 작곡된 베토벤의 유일무이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라 할 수 있다. 단 하나의 바이올린 협주곡이지만, 독주자만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동등한 위치에서 하나의 교향곡을 만들어내는 듯 한 웅대함 장대함이 돋보이는 곡이라 할 수 있다. 이 곡 속에서 조금은 음악적으로 냉정한 이성 아래, 객관적인 음악적 통찰력과 감정을 통제할 것 만 같은 관객들의 눈빛은 이 강력한 에너지의 곡에 대한 동양인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의 해석과 연주력에 쏠렸다. 과연 저 작은 체구에서 많은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때로는 협력이고, 때로는 싸움과 같은 약 45분간의 연주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팀파니의 통통거림으로 곡의 문이 열리면서, 1악장은 독주도 오케스트라도 모두 웅장함 속에서 정열적인 모습과 섬세하고도 우아한 모습을 모두 지니며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꽤 길었던 1악장에서도 그녀의 숨겨진 에너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2악장의 라르게토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은 그 핵심을 꿰뚫으며 바이올린이 어느 정도의 깊이까지를 가진 악기인가를 보여주는 듯 했다. 그리고 이어진 마지막 3악장에서는 웅장한 오케스트라 선율을 부르는 듯 그녀의 음색들은 마치 함께 춤을 추자는 듯, 행복함으로 인도하며, 그 마지막을 장식했다.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그리고 그들을 마주보며 서있던 관객들 모두, 이미 무대 위에서 함께 연주한 것과 같은 느낌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격려와 화답의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섰던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에 대해 신뢰와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어느 한 곡을 만들어내기까지, 음악인으로서 해왔어야 할, 그리고 앞으로도 해나가야 할 수 많은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음 하나하나에 숨겨진 작곡가의 마음을 읽어내고 이를 표현하기까지 쉽지 않았을 그 시간들을 마치 관객까지도 겪어본 듯 주마등처럼 지나가게 했던 이 시간, 그리고 만약 베토벤이 이 음악을 지금 들었더라면, 자신의 단지 하나만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긴 것을 아쉬워했을 것 같다.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동등함 속에 균형감있는 협주곡 속에서도 빛이 나던 바이올리니스트 육지은이 같은 곡을 가지고서도 또 다른 무대에서 또 다른 색채로 자신의 곡에 빛을 불어넣어주기를 소망할 것 같다. 그리고 필자 역시, 모든 연주는 사본이란 존재하지 않기에 앞으로 그녀가 또 다른 장소에서 선보일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어떤 색채로 다시 나에게 다가올지 기대하게 된다.
 
@예술통신_글쓴이.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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