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연합 (SNSJTV) 김용두 기자 | 유튜브 월간 이용자 4800만 명·카카오톡 앞지른 플랫폼 공룡, 장부엔 '6830억 매출'만… 싱가포르 법인 경유한 '합법적 세원 이탈' 10년째 반복
■ 지난해 구글 한국 법인 3곳이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283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낸 법인세는 6014억 원으로, 구글은 네이버의 고작 4.7%를 냈다. 학계가 추정하는 구글의 실제 한국 매출은 최대 10조 원에 육박한다.
이용자 수로도, 매출 규모로도 '국내 1위 플랫폼' 수준이지만, 납세액만큼은 중소기업 수준에도 못 미친다. '합법'의 이름 아래 10년 넘게 반복되고 있는 이 거대한 불균형의 실체를 데일리연합 기획탐사팀이 추적했다.
■ ① 장부와 현실의 간극 — '6830억 매출'의 진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구글 한국 법인 3곳의 2025년 감사보고서. 구글코리아·구글클라우드코리아·구글페이먼트코리아 3사를 합산한 공시 매출은 6830억 원, 영업이익은 685억 원, 법인세 납부액은 2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숫자만 보면 '적당한 규모의 외국계 IT 기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수치는 구글이 한국에서 실제로 거둔 사업 성과를 사실상 반영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는 광고 인벤토리를 싱가포르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이하 GAP)로부터 공급받아 국내 광고주에게 재판매하는 구조다. 유튜브 광고 수익, 구글 플레이 앱 결제 수수료, 구글 검색 광고 매출 대부분이 이 경로를 통해 싱가포르 법인으로 귀속된다.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역시 해외 법인의 컴퓨팅·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 기업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며, 구글페이먼트코리아는 앱 마켓 결제 대행으로 매출을 확보한다.
결국 국내에서 발생한 실질적인 사업 수익은 한국 법인이 아닌 해외 법인 장부에 기록되고, 한국의 과세 대상에서 빠져나간다.

구글의 '세원 이탈' 구조 국내 이용자(광고·앱 결제) → 구글코리아(중개·지원) → GAP 싱가포르(매출 귀속) → 한국 과세 불가
■ ② '추정 매출 10조' — 그 근거는 어디에
한양대 강형구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2023년 한국재무관리학회 세미나에서 구글코리아의 연 매출을 최소 4조 원, 최대 10조 5000억 원으로 추산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구글이 자체 발간한 경제효과 보고서와 국내 서비스 이용 지표를 교차 분석한 결과다.
가천대 전성민 교수는 같은 해 발표한 논문에서 구글의 2022년 국내 매출을 4조~9조 원으로, 납부해야 할 법인세를 3906억~9131억 원 규모로 추산했다. 2025년 국정감사에서는 최수진 의원(국민의힘)이 "구글코리아 추정 매출 11조 3000억 원 대비 실제 납부 법인세는 172억 원"이라고 공식 지적했다.

[법인세 납부액 비교 — 2025년 기준]
- 네이버: 6014억 원 (매출 12조 350억 원)
-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1645억 원 (매출 5조 2830억 원)
- 카카오: 947억 원 (매출 8조 991억 원)
- 구글 한국 3사: 283억 원 (공시 매출 6830억 원 / 추정 실제 매출 최대 10조 원)
추정 실제 매출 대비 납세 비율로 환산하면 구글은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 ③ 카카오톡 넘어선 이용자 — 불균형한 과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5년 유튜브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평균은 약 4800만 명으로 카카오톡(4600만 명)을 앞질렀다. 구글 앱도 4100만 명으로 네이버 앱(4500만 명)에 근접한다. 시장 지배력과 이용자 규모 면에서 한국 최대 플랫폼이지만, 납세 규모는 수십 배의 격차가 존재한다.
독일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이 좋은 대조가 된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매출 5조 2830억 원, 영업이익 5929억 원을 거둔 우아한형제들은 법인세로 1645억 원(매출의 3.1%)을 납부했다. 카카오보다 적은 매출에도 카카오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
한국 기업인지 외국 기업인지와 무관하게, 한국에서 번 돈에는 한국의 세금을 내는 게 원칙이라는 점에서 구글과의 대비는 선명하다.
■ ④ 법원도 손 들어줬다 — 과세 시스템의 구멍
국세청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서울지방국세청은 구글코리아에 약 1540억 원 규모의 법인세 및 지방소득세를 부과했다. 2016~2018년 구글코리아가 국내 온라인 광고 매출 1조 5112억 원 중 9751억 원을 GAP에 송금한 것이 '사용료 소득'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구글코리아는 2023년 서울행정법원에 법인세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구글코리아는 광고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 물적 설비를 보유하지 않고, 온라인 광고 제공 주체는 싱가포르 법인"이라며 원천징수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원심이 확정될 경우 향후 구글 과세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구글 싱가포르 법인(구글아시아퍼시픽)도 2026년 2월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한 230억 원 규모의 법인세 취소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더욱이 해당 판결문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전면 비공개 처리됐다. 구글이 어떤 구조로 세금을 피했는지, 법원이 왜 이를 인정했는지 — 국민이 알 수 있는 공적 기록이 통째로 감춰진 셈이다.
알아야 할 3가지 키워드
- 고정사업장(PE) 원칙: 외국 기업은 해당 국가에 물리적 사업장이 있어야만 과세 대상이 된다. 구글이 서버를 싱가포르에 두는 핵심 이유다.
- Pillar 1(시장소재국 과세): 연 매출 200억 유로·이익률 10% 초과 다국적기업의 이익 일부를 시장 소재국에 배분하는 방식. 미국의 반대로 발효 지연 중.
- 글로벌 최저한세(Pillar 2): 다국적 기업이 어느 나라에서든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강제. 한국은 2024년부터 시행 중이나 구글의 실제 매출 산정 문제는 별개다.
■ ⑤ 디지털세 해법 — 트럼프 변수에 막힌 국제 공조
근본적 해결책은 디지털세(Digital Services Tax)다. 서버 위치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수익이 발생한 국가에 과세권을 인정하는 제도다. 2021년 OECD·G20 주도로 137개국이 글로벌 최저한세 및 시장소재국 과세권 배분에 합의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디지털세 도입 국가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제도화 일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2000년대 초 구글과 페이스북 진출부터 넷플릭스까지, 한국 소비자가 창출한 가치가 글로벌 본사로 유출됐다.
조세 회피 구조를 바로잡고 디지털 주권을 회복해야 할 때"라며 디지털세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국회 내 입법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 ⑥ 탐사팀의 판단 — 이것은 '탈세'가 아닌 '제도의 실패'
구글의 행위 자체는 현행 법률과 조세조약의 테두리 안에 있다. 법원도 그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21년간 반복된 이 구조는 명백히 제도의 실패를 보여준다. 국내 기업은 수익의 수십%를 세금으로 납부하며 공적 부담을 지는 반면, 동일한 시장을 지배하는 외국 빅테크는 그 부담에서 사실상 면제된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해외 기업이더라도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에 따른 법인세는 한국에 납부하는 게 정상"이라며 "실질적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맞는 세금 납부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구글코리아는 국내 대기업 기준인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규모이며, 이에 걸맞은 세금 부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세 입법 또는 새로운 과세 원칙 도입 없이는 이 불균형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 구글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추정 매출이 10조 원에 이르는 동안, 그에 따른 공적 기여는 283억 원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 숫자는 거의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